배우 지성, 강민혁, 혜리, 공명이 ‘괜찮다’고 위로했다. 촘촘하지 않은 사건 전개는 느슨했지만, 그 여유로움 속에는 늘 고군분투 하는 젊은 인생들에 대한 위로와 다독임이 가득했다.
1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 8회에서는 망고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신석호(지성)가 딴따라 밴드의 인지도를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매니저인 정그린(혜리)은 석호에게 딴따라 밴드를 이상원(서강준) 콘서트 게스트로 세우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석호는 카일(공명)의 마음을 신경 쓰지 않은 그린을 탓하며 “나가라”고 소리쳤다.
카일은 줄리아드 음대에서 기타를 전공하다가 밴드를 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었다. 클래식 기타로 성공을 거둔 상원과는 줄리아드에서 둘 도 없는 친구였지만, 동시에 라이벌이었다. 카일은 늘 2인자로 취급 받으며 상원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때문에 상원에게 콘서트 게스트로 설 수 있도록 부탁하자는 그린의 말에 카일이 날뛰었다. 이를 안 석호 또한 그린을 탓했다.
석호는 상원이 나타나자 숨어버리는 카일에게 “다 채우면 내다버릴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쓰레기봉투를 다 채우면 버리게 된다고”라며 “질투하고 싶어? 질투해. 욕을 하고 싶으면 욕을 해. 다 채워서 갖다 버리자”고 말했다. 이에 카일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카일을 위로한 것은 석호뿐만이 아니었다. 조하늘(강민혁)은 대리 운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카일을 찾아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는데 쑥스러워서 계속 못 했다”고 고백했다. 하늘은 “그때, 부산 쉼터에 형이 왔었어. 내 목소리 좋다고 그 먼데까지 왔었어. 나랑 하면 음악다운 음악 할 수 있겠다고 인정해준 거잖아, 줄리아드 기타리스트가. 내 목소리, 우리 무대 좋았다고 인정해준 거잖아. 되게 좋았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은 “솔직히 형 줄리아드 출신이라고 해서 경계 했었어”라며 “얼마나 잘났을까. 내가 잘 맞출 수 있을까. 근데 형이 와준거야. 그게 그렇게 고맙더라. 질투가 부러움으로 바뀌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라고 덧붙였다.
석호와 하늘의 위로, 그리고 응원에 힘을 얻은 카일은 결국 상원을 찾아갔다. 카일은 상원에게 자신의 질투와 분노를 모두 쏟아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너한테 매번 밀려서 클래식 기타 때려치운거 아니야”라며 “공부하면서 지금 이 기타가 더 즐겁다는 거 알아서 한국으로 돌아왔어”라고 고백했다. 이어 “근데 여기서 또 널 보니까 돌아버리겠어. 사실은 열등감에 도망온 게 아닐까. 그 생각이 들어서 잠도 안와. 너 때문에 돌겠다고 내가”라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카일의 진실한 고백에 상원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상원은 “보고싶었다”며 “너랑 주말마다 갔던 곳인데 네가 없어서 이제 안가. 너 보고 싶어서 한 번 가봤는데, 더 보고 싶어지더라고. 그래서 이제 안가. 카일아 나는, 난 너 보고 싶었다”고 따뜻한 말을 던졌다.
위로와 다독임은 계속 됐다. 석호에게 매니저 일을 그만두라는 말을 들었던 그린이 걱정된 여민주(채정안)는 그녀를 찾아갔다. 민주는 “속상하다”고 말하는 그린에게 “그린 씨는 석호가 미울 수 있는데, 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젠 한 소속사의 어엿한 대표가 됐구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민주는 석호와 처음 만났던 당시를 회상하며 석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의 소속 가수를 가족같이 생각하는 석호의 이야기를 들은 그린은 결심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그린은 석호에게 찾아가 “제가 잘 할 게요. 앞으로 대표님의 스트레스 유발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석호 또한 하늘의 매니저가 아닌 딴따라 매니저로 거듭난 그린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훈훈한 위로를 전했다. 그동안 자신의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던 카일이기에 이날의 고백은 더욱 진솔했다. 더군다나 그런 모습을 가감 없이 받아들여주고 위로하는 석호와 하늘 등의 모습은 조금씩 성장하는 카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물론 한 뼘 더 성장한 것은 카일만이 아니다. 그린 또한 진정한 매니저로 점차 거듭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스스로의 틀을 깨고 성장해 나갈 사람이 몇 남았다. 아직까지도 어머니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는 서재훈(엘조)이다. 또 진실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는 잭슨의 지누(안효섭) 또한 아직 어린 청춘이기에 어떤 방식으로 석호를 생각하며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물론 ‘딴따라’ 자체의 사건 전개는 매우 느슨했다. 늘 반복되는 분열과 결합의 이야기, 그리고 딴따라 밴드 앞에 놓인 위기는 ‘뻔함’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누를 붙잡기 위해 이지영(윤서)과 모종의 계약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는 김주한(허준석)의 존재 또한 반전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같은 여유로움은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젊음 앞에서 늘 고군분투 하는 인생들이 한 걸음씩 성장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이들이 진정한 딴따라 밴드로 거듭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위로와 다독임이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그 끝에는 온전히 성장한 청춘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SBS ‘딴따라’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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