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막판 스퍼트 실종, 박태환 '훈련량 부족'

2016-08-07 09:31:44

사진=연합뉴스

각고 끝에 자신의 4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27)이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예선탈락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박태환은 7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5초63의 기록으로 전체 참가선수 중 10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종목에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어보려던 박태환의 꿈도 깨졌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해 이 종목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200m·1500m에도 출전하지만, 그동안 자유형 400m에 맞춰 훈련해 와서 남은 레이스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날 박태환의 패인은 박태환 특유의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 부재다.

이날 경기에서 박태환의 출발은 좋았다. 출발 반응 속도는 0.64초로 6조 8명 중 가장 빨랐고, 첫 50m 구간 역시 26초13으로 가장 먼저 돌았다.

이후 100m 구간을 돌 때는 54초74로 5위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옆 레인에서 함께 있던 중국 쑨양을 추격권 안에 두고 3∼4위를 유지하며 중반을 이끌어나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가 빛을 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는 이미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검증받은 만큼 전략이 먹혀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는 펼쳐지지 않았다. 막판 스퍼트 구간으로 예상됐던 250~300m 구간에서 박태환은 29초02를 기록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스퍼트 구간을 놓치면서 박태환은 350m까지도 상위 3명의 구간 기록에 뒤졌다. 350~400m 구간에서 27초20을 기록하며 뒷심을 발휘했지만 최종 순위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날 박태환이 기록한 3분 45초63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자신의 한국 기록(3분41초53)은 물론 올해 자신의 최고 기록인 3분44초26에도 훨씬 못 미치는부진한 기록이다.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전 수영국가대표팀 감독은 '준비 부족'을 실패 이유로 꼽았다. 노 전 감독은 "4년을 준비해도 안 되는데 그동안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초반에 쑨양에 잘 붙어가서 안심했는데 막판에 태환이 특유의 스퍼트가 안 나오더라"고 아쉬워했다.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행은 천신만고 끝에 얻은 결과였다.

국내 법원에 이어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CAS)가 박태환(27)의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한 지난달 8일,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멀고 험한 길을 걸어와 기쁜 마음보다 슬픈 마음이 먼저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란 충격적인 진단을 받은 뒤 18개월 선수자격 정지와 함께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의 대한체육회와의 갈등을 겪었다. 박태환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제대로 훈련한 것은 자격 정지 징계에서 풀린 3월이후 약 5개월 정도가 전부다.

징계 기간 마땅한 훈련장을 구하지 못해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하던 박태환은 지난해 6월 옛 스승인 노 감독이 지도하는 꿈나무 수영교실에 일반인 회원으로 참가해 훈련했다. 이후 9월부터는 석 달간 일본 오사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징계에서 풀린 뒤 호주로 떠난 박태환은 그때서야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고, 4월 말 열린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이후 대한체육회는 '도핑 위반으로 경기단체로부터 징계받은 선수는 징계가 해제된 날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앞세워 박태환의 리우행을 막았다. 훈련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박태환은 남은 훈련 시간마저도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마음 졸이며 훈련을 해야만 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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