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생소한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극전개로 인기 순항중인 드라마 '보이스'가 후반 레이스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총 16부작 구성중 절반인 8회까지의 방송을 마친 제작진은 후반부 목표로 '작품성', '화제성'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으로 세웠다.
OCN '보이스' 제작진 및 배우진은 15일 서울 상암구 마포동에 위치한 스탠포드 호텔에서 미디어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4일 첫방송을 시작한 '보이스'는 평균 5%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실감나는 상황 묘사와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김홍선 PD는 "방송 시작하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감사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서 그려냈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연출 포인트에 대해서는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상황을 더 정밀하게 표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부분을 충실하게 그려내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사건, 사고를 다루는 수사물에 걸맞게 '보이스'는 매회 강도 높은 액션신과 리얼한 상황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장혁, 이하나는 처음 맡은 경찰 역할을 열정적으로 소화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3년전 일어난 '은형동 경찰 부인 살인 사건'의 당사자 무진혁으로 분한 장혁은 "사건에 많이 투입되다보니 액션신 비중이 크다. 하지만 단순히 액션을 멋있게 그려내기보다는 그 장면을 통해 설득력이 전해져야 하고, 여러가지 패턴이나 합들이 맞아떨어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든타임팀은 한정된 시간안에 사건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급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는 좀 더 투박한 액션의 느낌이 나타나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거칠게 나오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과거 불의의 사고로 눈을 다친 후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절대 청감 능력이 생긴 112신고센터장 강권주 역의 이하나는 상황실과 현장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그는 "범인에게 매장될 뻔한 장면을 찍을때 내가 키가 크다보니까 몸이 잘 안들어가더라. 공간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며 "시체 앞에서 연기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분장이 경이로울 정도로 실감났다. 자기전에 계속 생각이 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또 "촬영 들어가기 전에 112 신고센터를 직접 방문했는데 거기 있는 분들은 굉장히 말이 빠르면서도 차분하더라. 하지만 전화를 받을 때 개인적인 감정은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냉정함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보람있는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봤을때 질문한게 무색할 만큼 곧바로 '검거'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무진혁의 아내와 강권주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동일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보이스'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인물을 계속해서 등장시키며 추리의 재미와 긴박감을 전달하고 있다.
김 PD는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는 부분은 일부러 시청자와 '밀당'을 하려는 건 아니다. 처음 기획할때 가졌던 의도와 생각했던 것들을 곳곳에 담아 내려다 보니 그렇게 된 면이 있다"며 "계획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회에 사건을 끝내고 속시원한 기분을 주는 것도 좋지만, 사건을 해결하는데만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고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 과정을 되짚어보려고 한다. 희생자들의 마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혁은 "왜 내가 범인이라고는 생각을 안하나"라며 농담을 던진 후 "아직은 누구라고 추측 하기가 어렵다. 대본을 많이 꼬아놨다"고 했다.
이하나는 "범인이 누구인지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나도 무진혁이 범인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모르는거 아닌가, 오히려 강권주일 수도 있다. 배우들끼리도 궁금해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던 '보이스'는 범죄 사건을 잔인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김 PD는 "이런 상황들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 더 실감나게 하려다보니 과한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보기에 덜 불편하게 느껴지도록 하면서 극의 흐름도 깨지 않도록 고민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PD와 배우들은 남은 8회분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과 목표하는 바를 나타냈다.
김 PD는 "앞으로 드라마의 전체적인 틀이 담겨있는 큰 이야기를 비롯해 강권주와 무진혁 사이에 얽힌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일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유심히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이들한테 보여줄 수 있느냐'다. 드라마가 끝날때쯤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혁은 "무진혁과 강권주는 공적인 업무를 하는 경찰이기 전에 자기 가족들이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에 있다. 그런 부분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무진혁은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겁나는 것을 떨쳐내기 위해 에너지를 밖으로 더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강권주도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뜻한 면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며 "형사들이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감정과 얽힌 사연을 잘 풀어낼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록 기자 srkim@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