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故이한빛 PD 친동생 "형, 과도한 모욕과 노동 시달려"

2017-04-18 21:51:23

혼술남녀 이한빛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씨가 심경글을 남겼다.
 
이한솔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씨는 "형이 참여하던 '혼술남녀' 제작팀이 어느 날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첫 방송 직전, 계약직 다수를 정리해고 했다"면서 "형은 손수 해지와 계약금을 받아내는 정리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드라마를 찍는 현장은 무수한 착취와 멸시가 가득했고, 살아 남는 방법은 구조에 편승하는 것 뿐이었다"면서 "저항, 아니 작은 몸부림의 결과였을까. 현장에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던 형은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언제나 치열하게 살아왔던 형이, 자신이 꿈꾸었던 공간에서 오직 비열하게 살아야하는 현실에 갇힌 것"이라면서 "이한빛 PD는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이한빛 PD는 지난해 10월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 날이었던 작년 10월21일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청년유니온,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등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CJ E&M, tvN 등 회사 측의 책임 인정 및 공개사과, 공개적인 진상규명 및 관련자 문책 등을 촉구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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