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데뷔 20주년 가능했던 이유 '노랭이' 덕분"(인터뷰)

2017-04-28 08:46:32

데뷔 20주년 맞이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1997년 데뷔 후 '커플', '폼생폼사', 'ROAD FIGHTER' 등의 히트곡을 낸 젝스키스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2000년 5월 갑작스런 해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해 16년 만에 재결성 이후 올해 맞이한 데뷔 20주년. 추억 속에 있던 젝스키스라는 이름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건 언제나 그들을 기다려왔던 팬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젝스키스가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THE 20TH ANNIVERSARY'를 발매한다. 다섯 명의 멤버들은 음원 공개를 앞둔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에 위치한 젝스키스 20주년 기념 전시장 '옐로우 유니버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신곡 '아프지 마요', '슬픈노래' 젝스키스만의 색깔
   
젝스키스는 이번 앨범에 신곡 '아프지 마요', '슬픈 노래'를 비롯해 재결성 이후 처음으로 발매한 '세 단어'. 지난해 단독 콘서트에서 선보인 리마스터 버전의 기존 히트곡 8곡 등 총 11곡을 수록했다.
   
'아프지 마요'는 애절한 멜로디와 가사가 돋보이는 발라드 곡이고 '슬픈 노래'는 제목과는 다르게 경쾌한 리듬이 주를 이루는 댄스 곡이다. 젝스키스는 두 곡을 통해 최근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되, 본인들만의 스타일은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리더 은지원은 "재결성 이후에는 아무래도 요즘 시대의 눈높이나 트렌드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다고 봤기 때문에 그것을 어느 정도 따라가려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와중에 젝스키스 고유의 색깔은 잃지말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아프지 마요'와 '슬픈 노래'는 타블로와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팀 퓨처 바운스가 '세 단어'에 이어 다시 한 번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은지원은 "타블로, 퓨처바운스와 유독 조화가 좋다"며 "물론 YG에 유능한 프로듀서가 많지만 두 사람이 우리와 감성이 잘 맞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아직 죽지않은 댄스실력 '슬픈노래'로 공개
  
'슬픈노래'는 빠른 템포의 곡인 만큼 다양한 안무가 포함됐다. 이들은 재결성 이후 본격적인 댄스가 포함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팔팔한 이십 대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겠지만 대신 여유로움과 성숙함을 장착했다. 체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예전과 똑같이 춤을 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한 은지원은 "요즘 아이돌 그룹이 낼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차별화 전략을 밝혔다. 또 그는 "개인적인 생각인데 음악프로그램을 굳이 생방송으로 해야 하나 싶다. 춤을 잘 춘 모습만 녹화를 떠서 보여줘도 될 것 같은데"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젝스키스의 대표 춤꾼 김재덕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예전에는 연달아 10곡을 춰도 끄떡 없었는데, 이제는 1곡만 소화해도 기진맥진하다"며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다. 그는 "요즘 어린 친구들은 연습시간이 워낙 길고 숙소에서 같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칼군무'를 잘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게 각자의 매력을 나타낼 수 있는 안무를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데뷔 20주년 맞이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물오른 비주얼, '리즈시절' 외모 되찾다
 
젝스키스는 올해 마흔이 된 은지원에 이어 멤버 대부분 나이가 삼십 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후배 아이돌 그룹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비주얼을 뽐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다소 망가지는 모습을 보였던 '은초딩' 은지원의 변신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호동이 형과 멀어지면 살이 저절로 빠지는 것 같다. 형과 같이 있으면 없던 식욕도 생기는 편"이라고 웃었다.
  
이어 "사실 나 혼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 텐데 젝스키스라는 이름으로 나오니까 적어도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다시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된 이유를 말했다. 또 "따로 관리하는 건 없지만 일일 일식을 지키려고 한다"며 "달라진 외모 이야기가 나올 때 기분이 좋기보다는 부담스럽다. 지금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그렇다고 동생들한테 짐이 되기는 싫고...복잡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  올해 더욱 '열일'하는 젝스키스, 해외 진출도
 
지난해 10월 재결성을 했지만 젝스키스의 새로운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다소 짧았다. 이에 멤버들은 올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통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을 약속했다. 
 
장수원은 2017년 예정된 젝스키스의 스케줄로 음악방송 및 예능프로그램 출연, 새 앨범 준비, 팬미팅 등을 이야기하면서 해외 진출 프로모션 준비를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언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중인데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은지원은 최근 닭발집을 오픈한 장수원에게 "장사하면서 그것 까지 할 수 있겠냐"고 농담을 던졌다. 강성훈 또한 "기회가 된다면 해외 진출을 꼭 해보고 싶다. 회사와 계약 기간이 2년 밖에 남지 않아서...올해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데뷔 20주년 맞이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젝스키스에게 데뷔 20주년이란?
    
멤버들은 데뷔 20주년이라는 순간이 실감 나지 않는 듯 벅찬 감정과 기분을 드러냈다. 20주년 소감을 이야기 할 때 그들의 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는 ‘팬’이었다.
  
장수원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할 것이고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며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진도 "16년 만에 돌아온 이후 공교롭게 데뷔 20주년이 됐는데 감회가 새롭다"며 "우리의 데뷔 20주년을 만들어 준건 팬들이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강성훈은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는데 우리가 때 마침 양현석 대표를 만난 것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한 것 같다"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소속사와 팬들의 힘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20주년이라는 뜻 깊은 시간을 맞이한 젝스키스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끝내 함께 하지 못한 원년 멤버 고지용을 향한 마음이다. 다섯 명의 멤버들은 고지용의 합류를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그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의 가치를 인정했다.
  
강성훈은 "지용이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열려있지만 그 친구도 본업이 있고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감안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또 은지원은 "정식으로 활동하지 않는데 무슨 기념일이 있을 때 마다 불러내기가 좀 미안하더라. 그래도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지용이가 참석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젝스키스는 재결성 이후 더욱 끈끈해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은지원은 "나한테 부족한 부분은 멤버들에게 의지하게 되고, 서로 보완해주면서 대리만족이 생긴다"며 "내가 못한 것을 이 친구들이 해낼 때 느끼는 뿌듯함이라든지, 그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고 표현했다.
 
김재덕은 "팬들 사이에서는 젝스키스 리더가 '극한직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곤 한다. 그만큼 지원이 형이 리더로서 많은 것을 희생하고 팀을 잘 이끌어주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데뷔 20주년 맞이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반짝 재결합 아닌 ‘장수돌’ 꿈꾼다
 
젝스키스가 재결성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은 2014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토가‘ 특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만 해도 기존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외에 젝스키스가 다시 뭉칠 수 있으리라 본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젝스키스는 16년만의 재결성이라는 스토리를 써냈고, 성공적인 복귀를 이어가고 있다.
  
은지원은 "예전과는 다르게 아이돌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지 않나. 데뷔 10주년이 된 빅뱅이나 엑소 같은 팀들이 그렇듯... 이제 대중의 눈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며 "젝스키스의 재결성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1세대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젝스키스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THE 20TH ANNIVERSARY'는 28일 오후 6시 발매된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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