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춘문예-단편소설 당선 소감] 언젠가 도착할 현실이 꿈처럼 지금 도착

조재윤

2024-12-31 17:26:37

조재윤 조재윤

전화가 왔을 때, 잠시 졸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뒤집기를 하기 시작한 조카 나은이가 뛰어오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벌써 뛰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꼭 껴안아 줄 때 잠에서 깨었고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전히 꿈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다가, 나은이가 뛰는 꿈 또한 조만간 보게 될 현재라는 걸 깨달아서 당선 또한 어쩌면 언젠가 도착할 현실이 꿈처럼 지금 도착했구나 인정하게 됐습니다.

여전히 소설을 쓴다는 게 많이 어렵습니다. 나의 글이 어디에 가닿는지 또한 잘 모르겠다고도 생각합니다. 최근 소설을 쓸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만 써야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뒤돌아봤을 때 이 순간까지 제가 소설을 써 온 게 아니라 소설이 저를 다독이며 제 삶을 한 글자씩 써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제 소설들에게 고맙다고 조금만 더 곁에 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한 뒤 축하를 전해준 우리 엄마 송순희 여사에게 먼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게 무슨 소설이야? 싶은 글마저 묵묵히 프린트해 주며 응원해 준 큰누나 조연우와 언제나 누구보다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작은누나 조정민도, 매형 김성현에게도 너무나 고맙습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로하, 하온, 은성 나은, 루니야 맛있는 거 사줄게.

소설을 읽어주며 합평해 준 저의 동료이자 선생님인 아나그노리시스 멤버 주섭님, 용형, 돌별이, 혜진이, ‘단편적 여름’ 멤버들, 로님, 효주님에게도 고맙습니다. 힘든 순간 함께 해준 채원이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소설에서 가능성을 봐준 부산일보와 심사위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줘도 좋으니 함께 했다면 좋았을 아빠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약력: 1995년 부산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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