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철원·최준용 “중간 계투진 강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 대만 전지훈련 젊은 불펜 정철원·최준용 캐미

신인왕 투수 출신 정, 전격 이적
개인 목표보다 가을야구 최우선
부상 회복 최, 존재감 부각 각오
“철원 형이랑 저만 잘하면 돼요”
마무리·필승조 전력도 막강해져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2-12 17:37:01

올 시즌 젊은 불펜 투수로 맹활약이 기대되는 최준용(왼쪽)과 정철원. 대만/타이난=이재찬 기자 chan@ 올 시즌 젊은 불펜 투수로 맹활약이 기대되는 최준용(왼쪽)과 정철원. 대만/타이난=이재찬 기자 chan@

“(최)준용이한테 운동을 배우고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너무 잘하고 아는 것도 많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난 6일(한국 시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야구센터에서 만난 투수 정철원(26)은 동생뻘인 최준용(24)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냈다. 운동을 하면서 아직까지 아파본 적이 없다는 정철원은 웨이트 트레이닝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하다. 그런데, 부상이 없을 때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챙겨주는 최준용이 여간 고맙지 않다. 정철원은 “제가 안 아팠으면 하는 마음에 운동을 알려주는데 고맙기도 하고, 재미도 있고 해서 같이 신나게 운동하고 훈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롯데로 이적했다. 갑작스러웠다. 2022년 신인왕 투수인 정철원을 데려오기 위해 롯데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명된 외야수 김민석을 두산 베어스에 내줬다. 김민석은 롯데 구단 역대 최초로 고졸 신인 100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내주기 아까운 자원이었다. 그만큼 롯데의 불펜 보강이 절실했던 것이다.

정철원은 지난해 36경기에 출전해 3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롯데는 개의치 않았다. 정철원의 구위에는 문제가 없고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프로에 입단한 정철원은 2022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군 데뷔 시즌 58경기에서 72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거뒀다. 정철원은 두산 불펜의 보배였고, 그해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당시 두산 사령탑이 롯데 김태형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정철원을 신인왕으로 만들었고,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다. 김 감독은 정철원에 대해 “내가 추구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다. 긴요히 쓰려고 데려왔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철원도 김 감독이 원하는 걸 안다. 그는 “두산에서 같이 해봐서 그런지 감독님께서 ‘너 잘하는 거 아니까. 부담 갖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해라’고 말씀해 주셨다”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지난 6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센터에서 밴드를 이용해 체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대만/타이난=이재찬 기자 chan@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지난 6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센터에서 밴드를 이용해 체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대만/타이난=이재찬 기자 chan@

정철원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을 우선시했다. 그는 “롯데가 가을야구를 가는 게 최대 목표”라며 “롯데 팬들이 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올 시즌 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고 더욱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정철원의 특급 도우미로 나선 최준용은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다. 최준용은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어깨 수술로 못해서 정말 힘들었다. 다시는 아프지 않도록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면서 “철원 형과 웨이트를 같이 하는 것도 이 같은 마음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준용은 “철원 형이 나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며 “형과 나는 경기 중 비슷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이다 보니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고, 공 던지는 것도 배우고 있어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최준용은 빠르게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2021시즌에는 평균자책점 2.85, 20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27경기 평균자책점 5.40에 그치며 부진했다.

올해 최준용의 각오는 남다르다. 롯데 선수단보다 일주일 먼저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에 와 적응 훈련을 할 정도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부상 악재에서 벗어났다는 게 최고의 선물이다. 최준용은 “매년 부상에 시달리면서 방황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을 많이 해야 되는 스타일이라는 걸 깨닫고는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올해 개인 목표를 잡지 않았다. 개인 목표를 잡으니 중압감에 부담만 되고 해서 올해는 아프지 않고 풀타임 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최준용은 팀의 목표를 정했다. 1차 목표는 가을야구이고, 2차 목표는 가을야구 그 이상이다. 최준용은 “작년에는 이기다가 뒤집힌 경기가 많았는데, 철원 형도 들어왔고, 나도 건강하게 야구한다면 1~2점 차 박빙 경기를 많이 지켜낼 것 같다. 그러다보면 팀도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형! 진짜 형이랑 저만 잘하면 돼요’라고 항상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젊은 불펜들이 마운드를 받쳐준다면, 올 시즌 롯데의 가을야구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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