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03-25 18:30:51
4·2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일하게 광역 단위로 치러지는 부산교육감 재선거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거제시장 재선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두 곳 모두 보수표 분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저관여층의 무관심 속 양 진영의 결집이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보수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른바 사표를 방지하기 위한 ‘표를 통한 단일화’가 이뤄질지의 여부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6일 열린 서울시교육감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23.5%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에 수도권에서 열린 교육감 재선거조차 ‘역대급 무관심 선거’라는 오명을 쓴 것이다. 2023년 4월 5일 치러진 울산시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로 투표율 26.8%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은 앞선 서울과 울산의 경우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지역 투표율은 49.1%로 서울(53.2%)과 울산(52.3%)보다 낮았다. 이에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은 20%를 넘기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 삶과 밀접한 거제시장 선거의 경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투표일이 평일이라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선거일인 내달 2일은 수요일이다. 현행법상 지방선거일은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와 함께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지만, 재보궐선거는 전국 단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일반 유권자들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만큼 투표에 나서기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달 28일과 29일 사전 투표가 가능하지만 이중 휴일은 29일 토요일 하루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석준(진보), 정승윤(보수), 최윤홍 후보 등 3자 구도로 진행되는 부산교육감 선거는 보수 단일화 결렬로 김 후보의 약진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변광용, 국민의힘 박환기, 무소속 김두호·황영석 등 4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붙고 있는 거제시장 재선거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여론조사공정이 석종근행정사사무소 의뢰로 지난 16일 만 18세 이상 거제시 거주 남녀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제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변 후보 42.2%, 박환기 26.4%, 김두호 9.9%, 황영석 4.0% 등으로 나타났다. 3위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는 민주당 출신이지만 탈당한 이후 국민의힘과 접점 넓혀오면서 사실상 보수표를 일부 확보하고 있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는 각 후보들의 조직력이 주효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부산 유권자는 약 287만 명인데, 투표율이 20%라면 실제 투표자는 58만 명 수준이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30만 명의 표만 얻으면 된다는 뜻”이라며 “해당 후보가 조직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일이 탄핵 정국 속에서 열리는 게 확실시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과는 달리 양 진영 참여율은 역대급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선고기일을 확정하지 않은 채 25일을 넘기면서 선고가 4월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결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형 이슈와 선거가 맞물리면서 진영 결집이 최고조에 달하게 될 경우 사표 방지 심리 작용, 투표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투표장에서는 자신의 선호를 자유롭게 표현하던 유권자들도 결국 ‘우리 진영에서 이길 사람을 밀어주자’는 심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 시민사회 내에서는 보수 단일화 필요성의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 청년 연합 외 50여 개 시민단체는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고 약속대로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 여론조사심의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