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9-07 17:35:49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미국과의 평가전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1골 1도움을 올린 ‘캡틴’ 손흥민의 월드클래스급 활약과 불안했던 수비진이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기대감을 키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FIFA 랭킹 15위)을 상대로 손흥민과 이동경(김천)의 득점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미국전 승리가 의미있는 것은 홍명보호가 동아시안컵 때부터 ‘월드컵 대비 전술’로 가동을 시작한 스리백 전술과 강력한 전방 압박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점이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박진섭(전북)-박승욱(포항)에게 스리백을 맡기며 그동안 가동했던 포백 전술을 대체했다. 결과는 반반이었다. 약체 중국을 상대로 스리백을 가동하며 3-0 승리를 따낸 홍명보호는 이어진 일본전에선 0-1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 감독은 미국을 상대로도 스리백 전술을 선택하며 실험을 이어갔다. 유럽파가 합류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김민재(뮌헨)를 중심으로 김주성과 이한범(미트윌란)을 스리백으로 세웠다.
좌우 윙백에는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를 배치해 수비 상황에선 파이브백으로 전환했다. 무실점에 성공한 스리백 전술은 후방 패스 실수와 집중력 부족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다만 후반 막판 교체 선수가 많아지고 체력 저하로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 위기를 잇달아 자초한 모습은 홍 감독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다.
전방 압박도 합격점을 받았다. 손흥민을 원톱으로 이동경과 이재성(마인츠)이 2선을 책임지고,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전북)가 중원을 담당했다. 대표팀은 전반전 킥오프부터 눈에 띌 만큼 강력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미국의 빠른 공세를 저지했다. 당황한 미국 선수들을 상대로 대표팀은 전반 18분 이재성의 기막힌 침투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수들이 강한 전방 압박을 나설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김민재를 정점으로 한 스리백 라인이 후방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반 43분 손흥민의 문전 쇄도에 이은 이동경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이날 월드클래스급 활약을 보이며 경기력 저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손흥민은 미국 입성 뒤 치른 첫 A매치에서 FIFA 랭킹 15위의 강호 미국을 상대로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A매치 52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58골)과의 격차를 6골로 좁혔다.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국외 태생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이날 홍명보호 승선 이후 첫 경기에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10일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이자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