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5-12-01 18:31:09
금련산 전망대 바라본 부산 시내. 해운대구, 수영구 도심 아파트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4년 만에 3500건을 돌파하며 상승장 진입을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신축 아파트 분양시장도 계약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하는 데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5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4001건) 이후 꼭 4년 만에 3500건을 상회하는 최대 수준이다.
12·3 비상 계엄 여파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치솟았던 올해 1월 부산의 거래량은 1751건 수준까지 떨어졌다. 8월에도 2509건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 9월 3426건으로 껑충 증가했고, 10월에는 오름세가 소폭 늘었다.
주간 단위 아파트 매매가격은 5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11월 넷째 주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보다 0.03% 상승했다. 해운대구와 동래구는 0.15% 올랐고, 수영구와 연제구는 각각 0.08%와 0.07% 상승했다. 남구에서도 0.05% 올랐다.
다만 서부산권과 원도심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하며 지역 내 편차가 큰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 거래량이 3500건 안팎을 유지하게 된다면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진입한다고 봐도 될 것”이라면서도 “공급 물량이 부족하고 주거 선호지역인 수영구, 해운대구 등 동부산권을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며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분양시장도 양극화 기조에서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부산진구 옛 NC백화점 서면점 자리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아파트인 ‘서면 써밋 더뉴’(919세대)의 분양률이 90%에 육박했다. 중형 평형까지 계약이 대체로 완료됐고, 대형 평형 일부가 남아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구 재송동에 들어서는 ‘르엘 리버파크 센텀’과 수영구 남천동에 건립되는 ‘써밋 리미티드 남천’ 등 올해 중순 분양한 하이엔드 아파트들 역시 계약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순항하고 있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24블록에 건립되는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역시 1일 기준 계약률 80%를 넘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나중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서면 써밋 더뉴의 경우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 최대 1500만 원에 달하는 계약 축하금, 중도금 대출 전액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웠다. 다른 하이엔드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같은 계약 조건은 분양률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입주를 하는 시기에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과 상황이 별반 차이가 없다면 적지 않은 세대가 잔금을 치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말 기준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8040세대로 2010년 1월(8279세대) 이후 15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