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12-04 10:24:13
국민의힘 이성권, 김용태 등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개혁 성향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구조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함께 재창당에 가까운 수준의 혁신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3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 승부’에서 “장동혁 대표가 지금처럼 계몽령처럼 들리는, 윤석열 망령을 소환하는 듯한 메시지를 낸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며 “그렇게 제가 장 대표를 향해 대표 자격도, 국민의힘의 미래도 없다고 강하게 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만 25명에 달한다며, 이는 원내 교섭단체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개별적으로 동조 의사를 전한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쇄신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이 50~60명에 이른다는 점도 덧붙였다.
진행자가 “장동혁 대표 체제로는 어렵다고 본다면 비대위 전환이나 당명 개정 같은 변화로 가야 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25명을 중심으로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제가 처음 이러한 뜻을 말할 때 원내 교섭단체 수준인 2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이번 성명에는 25명이 참여했지만 한지아·배현진·권영세 의원 등 개별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낸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25명으로 시작하지만 30명, 40명, 50명, 나아가 60명까지 의원들이 쇄신 작업에 뜻을 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3일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요구를 일축한 바 있다. 반면 당내에서는 개별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권영세 의원도 ‘12·3 비상계엄’ 선포 1주기를 맞아 국민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야당의 입법 독재와 폭주가 아무리 심각했다 하더라도, 계엄 선포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막다른 길에 들어서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이어 “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이를 막지 못한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깊이 반성한다”며 “상처 입은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 회복을 위해 더욱 피나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