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2026-01-15 09:00:00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선 영도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전시장 중간에 영도다리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역사의 한 장면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김효정 기자
학예연구사의 전시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방문객들 모습. 김효정 기자
영도 깡깡이아지매들이 실제 입고 사용한 도구 위로 구술을 받은 영상을 볼 수 있다. 김효정 기자
부산 영도의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 남항대교, 부산항대교가 개통해 교통도 편해졌고, 영화에 나온 흰여울마을은 전국구 관광지가 되었다. 유명 카페들이 생겨나며 ‘핫플’로 SNS에 자주 거론된다.
최근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오랜 연구를 통해 영도가 어떤 곳인지 명쾌하게 정의했다. ‘부산의 보물섬=영도’라고 한다. 이를 증명하고자 부산근현대역사관 2층 전시실에 대규모로 ‘부산의 보물섬, 영도’라는 전시를 펼쳤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처음으로 부산 지역문화를 주제로 정한 전시이며 3월 2일까지 장기간 진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홍성율 학예연구사는 “부산 근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영도의 역사·문화 자원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다. 주민의 기록과 기억을 함께 전시한 시민참여형 전시로 기획되었다는 점도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했다. 공간·시간·사람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영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영도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 ‘절영도를 찾아서’에선 영도의 옛 이름 ‘절영도’의 유래, 봉래산과 태종대로 대표되는 자연환경, 도선과 영도다리 등 교통수단의 변화를 통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형성한 공간적 특징을 조명한다. 절영도라고 불렸던 시대 상황과 유물들, 공식 문서들을 통해 과거에도 영도가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물길을 건너’는 일제강점기 군사·산업시설 설치, 피란민과 해녀의 이주, 조선업의 호황기를 거치며 변화해 온 영도의 시대적 모습을 살펴본다. 개항 이후 일본인의 이주와 식민지화 과정, 피란수도 시절 전쟁을 피해 내려온 사람들의 삶, 국내 최대 규모의 선박 수리 능력을 갖추며 조선업을 이끌었던 영도의 역동성을 소개한다. 해녀 사진과 영상, 생계를 위해 직접 배에 매달려 수리를 도왔던 영도 깡깡이아지매의 모습, 선박과 관련된 큰 규모의 시설들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전시 중간에는 영도다리를 통해 이곳에 얽힌 일화와 애달픈 사연, 부산으로 몰려온 피난민들이 가족을 찾기 위해 무작정 영도다리에서 기다리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속인을 만났던 상황을 재현한다.
3부 ‘닻을 내리다’는 바다를 배경으로 형성된 영도의 독특한 생업과 오늘날 문화의 섬으로 거듭난 모습을 다룬다. 영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구술 기록물을 중심으로 생업과 삶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온다. 생계를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야 했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들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온다.
이번 전시에는 근현대역사박물관의 자료뿐만 아니라 각 기관과 박물관에서 귀한 유물들이 대거 출동했다. 동래부사 권이진의 태종대 기우제 축문, 봉래산 정상에서 발견된 쇠말뚝, 영선피란학교학생 일기장, 수리조선 공로상패 등 전국 11개 기관과 개인 소장 유물 164점이 한곳에 모였다.
부산시 문화유산자료인 변관식의 ‘영도교’, 고희동의 ‘영도해안’ 그림과 어린 시절을 영도에서 보낸 가수 최백호의 ‘포트 오브 대평동(Port of Daepyeong)’, 그림작가 이영아의 <깡깡깡> 그림책 원화가 전시되어 예술의 시선으로 본 영도의 풍경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프로그램 진행했던 ‘장소로 기억하는 당신의 부산’을 통해 영도 주민들이 직접 그린 심상지도가 전시돼 같은 영도가 개인에 따라 다르게 재현되는 모습이 재미있다. 이번 전시회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편 부산근현대역사관은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3~6학년을 대상으로 20일부터 ‘따뜻한 뮤캉스’를 운영한다. 특별기획전 ‘부산의 보물섬, 영도’와 연계해 특별기획전시실 관람, 퀴즈 맞히기, 시청각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 후에는 영도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열쇠고리(키링)와 와 파우치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1일 2회(10시 30분, 13시) 운영하며 부산근현대역사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