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음식점인 '내호냉면'. 부산일보DB
노포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보통 창업 100년이 지나야 ‘노포’라고 부른다. 창업 200~300년이 넘는 노포들이 모인 단체도 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100년 이상 된 식당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50년 이상 동일한 업종을 유지했는지와 가업 승계, 상징성 등을 노포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며 고객의 사랑을 받은 점포를 대상으로 지정한다.
부산의 노포가 모여서 선을 보인 것은 2012년에 나온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이 처음이었다. 한식재단이 50년 넘게, 혹은 100년을 바라보는 역사를 이어온 전국의 한식당 160여 곳을 찾아내 집대성했다. 내호냉면, 박달집, 기장곰장어, 동래할매파전, 송정 3대 국밥, 급행장, 원산면옥, 새진주식당, 양산도집, 구포집 등 총 10곳이 포함됐다. 부산시가 2014년에 편찬을 완료하고 웹서비스를 시작한 ‘부산역사문화대전(디지털부산역사문화대전)’에서도 노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노포가 부산의 경제, 산업, 생활사적 가치를 지닌 장소의 의미로 흩어져 수록된 점이 아쉽다.
지난해에는 부산관광공사가 미식 가이드북 <부산의 노포, 부산의 식문화>를 발간했다. 이 책은 돼지국밥, 밀면, 복국, 대구탕, 차이나타운, 곰장어, 멸치, 생선회, 해물탕, 돼지갈비, 구포국수 등으로 나눠 노포가 포함된 맛집들을 먼저 소개했다. ‘그 외 노포들’ 편은 별도로 있다. 평산옥, 동래할매파전, 서울깍두기, 18번완당집, 원조18번완당발국수, 급행장, 새진주식당, 옛날오막집, 구포집, 백화양곱창, 구조방낙지, 태화육개장, 해운대암소갈비집, 원조전복죽집, 물꽁식당, 고갈비남마담, 할매재첩국 등 17곳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 노포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창업 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곳이 많다. ‘평산옥’의 경우 <부산의 노포, 부산의 식문화>는 100년이 넘는 전통으로 소개되지만, 인터넷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130년이 넘었다고 소개된 글도 많다. ‘대한명인기장곰장어’는 197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곰장어를 볏짚에 구워 시장 좌판에서 팔기 시작한 1929년에 문을 열었다고 말한다. ‘동래할매파전’도 동래시장에서 좌판을 차리고 파전을 부친 1930년대를 개업 시기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꼽히는 교토의 ‘혼케 오와리야’의 경우 1465년 창업 사실이 가게의 공식 역사와 문헌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백년가게 로고. 부산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