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6-01-15 17:31:33
배우 권상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권상우는 스스로를 늘 ‘언더독’에 가까운 배우라고 말했다. 대작의 중심이나 거장 감독의 선택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불안한 자리에서 치고 올라가는 방식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만들어왔다는 고백이었다.
영화 ‘하트맨’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작품과 배우로서의 현재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는 “기술 시사회를 보고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하트맨’은 승민이 오랜만에 재회한 첫사랑 보나를 다시 붙잡으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권상우는 한때 뮤지션을 꿈꿨지만 지금은 악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싱글파더 승민을 연기했다.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히트맨’ 시리즈에 이어 권상우의 코미디 연기를 볼 수 있다.
권상우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코미디 장르와의 인연을 짚었다. 그는 “데뷔 이후 멋진 역할을 많이 했다. 결혼 이후 작품이 들어오는 성향이 바뀌면서 과도기가 있었다”며 “그 시기에 정면 돌파한 작품이 ‘탐정: 더 비기닝’이었다. 그때 성동일 선배와의 작업이 너무 좋았고, 그때 코미디 영화의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권상우는 코미디 장르에 평가가 박한 현실을 언급하며 “액션이나 멜로는 편집과 음악의 도움을 받지만, 코미디는 배우 간 티키타카와 호흡으로 완성된다”면서 “그래서 더 어렵고 도전적”이라고 설명했다.
‘하트맨’ 스틸컷.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50대에 접어든 지금도 그는 액션 배우로서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권상우는 “체력 관리는 계속하고 있다. 격한 액션이 와도 소화할 준비는 돼 있다”며 “하드코어 액션과 코미디가 섞인 작품에 대한 꿈을 계속 꾸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우는 “50살이 됐지만 체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힘이 더 좋아졌다”며 “작년 여름까지는 마동석 형님 체육관에서 복싱을 했고, 요즘은 웨이트와 조깅을 일주일에 3~4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서의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영화 제작사를 만들어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액션과 멜로가 섞인 누아르 장르로,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 크랭크인을 목표로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권상우는 나이 듦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중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려 한다. 그래서 작품을 만날 때마다 더 간절해진다”고 했다. “올해는 더 욕심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작품만 좋다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중요하지 않아요. 다시 현장으로 향할 준비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