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2026-03-11 20:30:00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 관련 2026년 제1회 해수부-부산시 정책협의회가 지난 9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1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해수부 김성범 차관과 부산시 성희엽 미래혁신부시장 등 양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종회 기자 jjh@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부산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해수부 산하 6개 공공기관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이전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9월 첫 거론된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은 11월 관련 특별법 통과 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 공공기관은 이전에 대한 내부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자칫 올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기관 선정 때까지 지원책 등 로드맵이 나오지 않는다면, 해양수산 공공기관 부산 집적이 표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조사협회,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아직 부산 이전과 관련한 노사 협의 등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각각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해수부 공무원과 달리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본사 이전 시 노사간 협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핵심적인 논의 사항인 정주 여건을 포함한 지원 대책이 없는 탓에, 내부 논의는 진척이 없다.
공공기관 이전은 각 기관이 노조와 협의 하에 계획을 세운 뒤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와 국토교통부의 지정고시 등을 거쳐 추진된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이전 기관의 이주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이 답보 상태에 머무를 경우, 내년에 있을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맞물려 해양수산 부산 집적에 대한 명분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전 대상 기관의 한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각 지자체의 유치 전쟁이 치열해질텐데, 이전 대상 기관을 선정하는 올 하반기까지 지원책 마련이 안 되면 ‘해양수도 건설을 위한 공공기관 부산 집적’이라는 동기는 사라지거나 약해지지 않겠냐”며 “직원들을 설득해 부산으로 가기 위해선 해수부에 준하는 부산시의 지원 대책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9일 열린 해수부와 부산시의 공공기관 조기 이전을 위한 제1회 정책협의회에서도 물 밑에선 양측의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해수부는 “기관마다 노조와 협의를 시작하려면 구체적인 정책 지원 제안이 있어야 한다”며 분주한 반면, 부산시는 재정 여건을 내세우며 난감한 모습이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해수부 이전에 770억 원을 들여 지원을 했는데, 이번 공공기관 이전에도 그 만큼의 지원을 요청한다면 곤란하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 때에도 대상 기관이 생기는데, 이번에만 특별히 지원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나고, 무엇보다 시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는 부산 이전 해수부 직원에게 관사 100개, 이주 정착금, 자녀 장학금, 공영 아파트 조성원가 우선 공급, 민간 택지 특별공급 등 각종 지원책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서울과 세종에 사옥을 보유해 매각 이전이 필요한 기관, 재정자립도가 낮아 별도 재정 지원이 필요한 기관 등 6개 기관마다 유형과 처한 상황, 근무하는 직원 수 등이 달라 맞춤형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