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원팀 민주 vs 경선 경쟁력 입증 국힘 ‘초접전’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16 - 부산 사하구
김태석, 구청장 역임 행정 전문가
김척수, 사법 리스크 안고도 통과
노후화·인구 유출 해법에 주목
주민 10~15% ‘남해 표심’ 관건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6-05-13 18:28:32

‘낙동강 벨트’ 가운데 유일하게 갑·을 지역구가 나뉜 부산 사하구는 복잡한 정치 지형과 당내 조직 경쟁, 그리고 지역 내 막강한 ‘남해 표심’까지 얽히면서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단일화로 ‘원팀’ 체제를 구축한 김태석 전 구청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반면 5명의 예비후보가 치열한 경선을 치렀던 국민의힘은 조직력과 경쟁력을 입증한 김척수 전 사하갑 당협위원장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확 늙은 동네, 바꿔달라”

사하구는 원도심 노후화와 산업 기반 약화, 인구 유출 문제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서부산 침체’의 상징처럼 거론된다. 재개발 구역이 밀집한 괴정동을 중심으로는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동네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민 반응이 적지 않다.

괴정동에서 30여 년째 거주 중인 60대 김 모 씨는 “동서 격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사하구가 비교 대상으로 언급됐다”며 “행정과 교육, 주민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가진 후보가 구청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대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부상하는 레저·관광 콘텐츠에서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단동에 거주하는 30대 정 모 씨는 “다대포 해변을 중심으로 러닝과 서핑 같은 콘텐츠가 자리 잡으면서 젊은층이 유입되는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렇다할 숙박시설과 체류형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서부산권 관광 개발에도 더 힘이 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안정감 vs 조직·친화력

더불어민주당 김태석 후보는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지낸 정통 관료 출신 인사다. 30여 년 간의 중앙부처 경력과 함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초대 이사장직을 맡으며 행정가로서 경쟁력을 입증했고 민선 7기 사하구청장을 지낸 만큼 지역에서 인지도 또한 높은 편이다. 김 후보는 지난 3월 당내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전원석(사하2) 시의원과 단일화를 선언하며 일찌감치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동아고 선후배 사이인 김 후보와 전 의원은 “당내 분열을 피하고 경쟁력 높은 후보를 내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선거 초반부터 전열을 가다듬은 민주당은 지역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사하구청장 탈환에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는 “민선 7기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니페스토 최고 등급(SA)을 받았다. 행정의 연속성과 중단 없는 지역 발전을 해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행정 전문가로서의 강점은 안정적인 구정을 원하는 중도층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노후 산단을 스마트 산단으로 혁신하고 을숙도~다대포 간 해양생태관광벨트 조성하겠다는 공약 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김척수 후보는 이복조·조정화·노재갑·최민호 등 쟁쟁한 당내 경선 후보들과 맞붙어 승리하며 저력을 확인했다. 김 후보는 오랜 당협위원장 경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과 친화력이 무기인데,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는 “누구나 약속은 하지만, 결과로 증명하는 실천력은 오직 김척수만 가진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멈춰버린 사하구를 기분 좋은 변화의 시작으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대표적인 공약이 지역 숙원사업인 하단~사상선의 2027년 완공이다. 2016년 착공한 하단~사상선은 당초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며 지역민들의 애를 태웠다. 그는 “부산교통공사 상임감사 재직 시절 현장의 복잡한 갈등과 산적한 문제를 직접 조율하며 사업 전반에 깊은 노하우를 쌓았다”며 공약 이행을 약속했다.

다만 선거전이 치열해지면 김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024년 사하발전연구소 개소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쇼핑백에 기념품 등을 담아 주민들에게 나눠 준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됐다. 그러나 김 후보는 “법리 검토를 마쳤고 무혐의를 확신한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해 표심’ 누가 잡을까

사하구는 부산 내에서 비교적 진보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갑·을 선거구로 나뉜 특유의 정치 지형 탓에 단순한 정당 구도로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사하갑은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를 불과 0.5% 포인트(693표) 차이로 꺾을 만큼 초접전 승부가 펼쳐졌다.

사하구 주민들의 10~15%를 차지하는 경남 남해군 출향민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도 주요 변수다. 두 후보 모두 남해 출신인 것은 물론 현역인 이갑준 구청장, 이성권 의원 등도 모두 남해 출신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속력이 강한 남해 향우층의 표심이 당락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갑·을로 나뉜 지역 조직과 당내 역학 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결국 사하 전역을 얼마난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