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 2026-10-31 19:06:30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월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트레이시티 콘서트에서 현지 관람객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이 잦다는 야당의 비판을 겨냥해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 이해해달라"며 반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서는 "본인을 비판하는 국민은 전부 돼지로 보이냐"고 역공에 나섰다.
3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야당의 해외 순방 비판에 청와대가 공정하지 않다며 반박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인용하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단순 관광이 아니라고 적은 한 이용자의 글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하는 일도 준비도 없이 사진 찍고 생색이나 내며 널널하게 음주, 쇼핑, 관광이나 즐기는 것을 대통령 해외 순방으로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관광, 쇼핑, 음주 가무는커녕 높은 강도의 사전 준비, 장시간 비행과 한나절도 빼지 않는 빽빽한 공식 업무 일정, 높은 업무 강도로 수시로 링거 주사를 맞으며 코피가 터지는 해외 순방조차도 놀러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현직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과 업무강도, 그 결과로써 순방 성과의 차이는 함께 경험하는 동행 기자단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야당이 지난 29일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비판한 점을 거론하며 "특별히 너무 많다든가, 영부인이 왜 가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이런 현상은 다음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떤 정권이 오든 똑같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국제위상이 많이 올라가 우리 정상이 연중 가야만 하는 다자적 계기가 여러 개 있다"고 설명한 데 이어 "정상외교는 관행적으로 다 영부인을 수반한다"며 "(예를 들어) APEC에도 영부인들이 오고 영부인 프로그램도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경북 구미시 무을면의 한 들녘에서 벼 수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 국민의힘 인사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링거 안 맞고 코피 안 터져도 되니 이제 그만 자중하시라"면서 "국민은 돼지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장 대표는 "그렇게 바쁜 사람이 배우들 만나서 셀카 찍어올릴 시간이 있나? 세계 어느 나라 정상도 안 온 프랑스 영화 축제까지 쫓아가지 않았나?"라면서 "그러니 링거를 맞지"라고 비꼬았다. 이어 "장병 발목이 날아갔는데도 뉴욕 맨해튼 시내 관광 다닌 사람은 누구? 그 와중에 멕시코까지 가서 부부 동반 야광봉 흔들며 K-POP 구경한 건 또 누구?"라고 말한 뒤 "그러니 코피가 터지지"라고 적었다. 또 그는 "본인 비판하는 국민은 전부 돼지로 보이나? ‘호갱외교’라고 막말 퍼부었던 본인의 과거는 기억도 안 나나?"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깎아내리는 것도 모자라 돼지에까지 빗대는 오만함을 드러냈다"며 "국민이 돼지로 보인다면 그것이야말로 돼지의 눈 아니냐"고 반문했다. 3선 성일종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하는데 돼지나 고양이도 밥 주는 주인을 알아보고 따른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언급한 뒤 "외교·안보를 비롯해 주택과 주식 문제까지 서민의 삶이 무너진 상황에서 외유 자체가 어떻게 돼지의 요구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