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6-10-31 19:37:49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 아스트리드 쇼마커(R)와 아르메니아 환경부 장관이자 COP17 의장 함바르줌 마테보샨이 31일(현지시간) 예레반에서 열린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AFP 연합뉴스
전 세계 196개국이 참여한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가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 가속 방안에 합의하고 막을 내렸다.
각국의 자체 평가 결과 국가별 생물다양성 목표 가운데 이행이 순조로운 목표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재원과 기술 등 이행 수단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이에따라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원 동원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 지원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9일부터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COP17이 당초 예정된 폐막일인 30일을 하루 넘겨 협상을 진행한 끝에 31일 오전 9시 30분께(현지시간) 최종 결정문을 도출하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자연을 위한 행동(Taking Action for Nature)’을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196개 당사국과 국제기구, 전문가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협력관을 수석대표로 기후부와 외교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정부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추진할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담아 2022년 12월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KM GBF)’의 이행 진전 상황에 대한 점검과 함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재정 보충 강화(자원 동원) △유전자원 디지털 서열 정보(DSI)’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 등 체계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주요 의제들이 논의됐다.
이번 총회의 핵심 의제는 ‘KM GBF’의 이행 상황 점검과 재원 확보 방안이었다. 해당 체계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담고 있다. 총회에서 처음 실시된 전 지구적 이행 점검 결과, 각국의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 달성에 상당한 차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까지 국가보고서를 제출한 129개 당사국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이행이 순조로운 국가별 목표는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재원과 기술 등 이행 수단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노르웨이의 가우테 한센(C)이 30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에 각국은 목표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예레반 경로(Yerevan Pathway)’에 합의했다. 국내외 공공·민간 재원 동원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지방정부와 여성, 청년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재원 기여국 확대 기준과 절차, 기여의 자발성 등을 놓고 국가 간 이견이 이어졌으나 최종적으로 각국의 자발적 의사에 기반해 재원 동원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유전자원 디지털 서열 정보(DSI)를 활용해 발생한 이익을 공정하게 공유하기 위한 ‘칼리 기금(Cali Fund)’의 운영 방안도 논의됐다. 칼리 기금은 유전자원 데이터를 활용해 창출한 수익을 유전자원의 출처인 개도국 등과 공유하기 위해 2024년 제16차 총회에서 신설된 기금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금의 임시 배분과 기여 인증서의 과도기적 발급 등 실질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기업의 기여 기준과 기여 인증서의 법적 효과 등 세부 사항은 후속 작업반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생물다양성 관련 국제 기술협력 성과도 인정받았다. 총회 결정문에는 한국이 2014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총회 당시 출범시킨 ‘바이오 브릿지 구상(BBI)’에 대한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의 감사 표시가 포함됐다.
정부 대표단은 총회 기간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볼리비아, 노르웨이 등과 양자 면담을 갖고 생물다양성 보전과 환경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EU와는 순환경제를 포함한 환경 분야 고위급 소통 창구 신설을 협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생물다양성 및 종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볼리비아와는 보호지역 확대 경험을 공유하고 인공지능(AI)·위성 기술을 활용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협력국장은 “이번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 이행을 위한 노력을 알리고 각 국가와 교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술협력·역량 강화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제18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오는 2028년 에콰도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