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4-12-17 14:14:48
최근 한국 영화산업의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체 극장 매출액 중 한국 영화가 차지한 비율이 30%대를 기록했다. 기존 영화 상영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쇼트폼 영화’가 등장해 관심을 끌었지만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이지는 못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은 2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억 원(40.2%) 감소했다. 한국 영화 관객 수는 26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8만 명(39.0%) 가량 줄었다. 전체 극장 매출액 중 한국 영화 매출액은 37.1% 수준에 그쳐 외국 작품에 크게 밀렸다.
지난달 전체 흥행 순위 1~2위를 차지한 작품은 가족 관객을 동원한 영화 ‘위키드’와 ‘모아나2’였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뮤지컬 영화 ‘위키드’는 11월 한 달간 106억 원의 매출액(관객 수 107만 명)을 기록했고, 지난달 27일 개봉한 ‘모아나2’는 84억 원의 매출(관객 수 93만 명)을 올렸다. 두 작품에 이어 ‘글래디에이터Ⅱ’와 ‘베놈: 라스트 댄스’가 각각 흥행 순위 3,4위를 기록하면서, 11월 외국 영화의 매출액은 4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6억 원(29.8%) 증가했다.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3만 명 증가한 436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 영화는 ‘청설’, ‘히든페이스’ 등의 작품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지만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청설’은 매출액 71억 원(관객 수 76만 명)을 올리며 지난달 한국 영화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동명 제목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히든페이스’는 11월 한 달간 매출액 61억 원(관객 수 65만 명)을 기록했다.
영진위는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글래디에이터’와 뮤지컬 대작 ‘위키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가 연이어 개봉하고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12월에 몰리면서 매출액과 관객 수가 소폭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극장가에는 기존 상영 시간을 단축한 이른바 ‘쇼트폼 영화’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0위를 차지하는 기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박종균 감독이 연출한 공포 영화 ‘4분 44초’는 지난달 관객 수 4만 6761명을 기록해 1억 8702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4분 44초’는 러닝타임 44분의 중편 영화로, 티켓 가격을 4000원으로 낮춰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6월 개봉한 문병곤 감독의 ‘밤낚시’는 러닝타임이 13분인 단편 영화로 관람료가 1000원이었다. 최근 상영 시간을 줄인 ‘쇼트폼 영화’가 등장하고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모습을 담은 콘서트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영화계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