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4-12-18 16:00:33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김건희 여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퍼스트레이디’가 입소문을 타는 모양새다. 올해 초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건국전쟁’처럼 또다시 정치 다큐멘터리가 극장업계에서 힘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영화 ‘퍼스트레이디’의 누적 관객 수는 4만 2650명을 기록했다.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전달 사건, 학력 위조, 논문표절 등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다룬 영화다.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김 여사 일가와 10년 넘게 소송을 벌인 정대택 회장, 무속인 등이 출연한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개봉 당일 4822명, 개봉 이틀차에 5934명의 관객을 모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다음 날인 지난 15일에는 1만 2540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해 ‘깜짝 흥행’을 보여줬다. 이날 ‘퍼스트레이디’는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1승’과 송승헌 주연의 ‘히든페이스’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영화에 관심이 쏠리자 상영관 수 확대도 이어졌다. 개봉 첫날 54개 상영관에서 74회 상영됐던 ‘퍼스트레이디’는 지난 13일 59개 상영관에서 106회, 지난 14일 75개 상영관에서 162회 상영됐다. 15일에는 상영관 100개를 돌파해 상영 횟수 206회를 기록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영 횟수는 점차 증가하는 모양새다. 유튜브 채널 코리아필름에 올라온 ‘퍼스트레이디’ 예고편은 조회수 105만 회를 돌파하고 19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꾸준히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통과 이후에도 경찰 수사, 헌법재판소 판결 등의 절차가 진행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관객 수 117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퍼스트레이디가 제2의 ‘건국전쟁’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국전쟁’은 보수 지지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개봉 6일 차에 누적 관객 수 6만 3431명을 기록했다. 이후 ‘건국전쟁’은 손익분기점 12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117만 명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퍼스트레이디’ 제작사 오늘픽처스의 김훈태 대표는 “우리가 무관심할 때 권력에 기생하는 괴물은 탄생하고 우리의 평온한 삶을 위협한다. 정치적 무관심층과 중도층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