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2025-01-26 19:30:00
부산 명물로 인기를 높이던 광안리해수욕장 드론 공연이 새해, 설날 등 중요한 순간마다 취소,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평소에도 비바람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경우가 잦아 헛걸음한 시민들이 적지 않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수영구청이 부산을 넘어 전국적 명성을 지닌 명품쇼로 키우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들쭉날쭉한 공연 일정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다.
부산 수영구청은 26일 오후 7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설날 특별공연’을 실시했다. 2025년을 맞아 드론 2025대가 동원될 예정인데, 이는 수영구청이 개최한 드론 공연 중 최대 규모다.
애초 수영구청은 전날 오후 7시에 설날 특별공연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강풍 등 악천후로 공연 일정을 하루 미뤘다. 드론 2025대를 동원하는 최대 규모 공연은 사실 새해 기념 공연으로 추진됐으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 여객기 참사로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자 이미 1차례 취소된 바 있다.
새해, 설날 등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는 공연뿐 아니라 매주 토요일 열리는 공연도 악천후 등으로 취소되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비가 자주 오는 여름철은 공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6월 8일과 29일엔 비가 온다는 이유로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기상 여건 등이 좋지 않아 공연이 취소되는 일은 시민 안전을 고려하면 당연한 조치이지만 공연을 보려고 찾았다가 헛걸음을 한 시민들 불만도 적지 않다. 밤하늘 드론 공연을 몹시 기대하다 갑작스러운 취소로 허탈하다는 것이다.
박 모(24·연제구)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드론 공연을 보기 위해 광안리해수욕장으로 약속 장소를 잡았는데, 비가 내린다며 공연이 취소됐다”며 “비나 강풍으로 공연을 취소하는 것을 이해하나, 솔직히 허탈하고 속상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영구청에 따르면, 드론 공연이 취소되는 기준은 강수 확률이 70% 이상이거나 강수량이 1mm 이상일 경우다. 또는 풍속이 시속 8m 이상일 경우 공연을 취소한다. 공연 취소가 결정되면 즉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홈페이지나 수영구청 SNS에 고지가 된다.
한편 새해에 열릴 예정이었던 해운대구청 주관 불꽃 쇼도 다음 달 1일 개최된다. 해운대구청은 다음 달 1일 해운대 빛축제 일환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불꽃드론·불꽃 쇼’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해운대 불꽃 쇼는 다음 달 1일 오후 7시 1000대의 드론을 이용한 공연을 진행한다. 드론은 해운대 주요 명소와 빛축제 조형물 등 7가지 콘텐츠를 연출할 예정이다. 8분간의 드론 공연이 끝나면 불꽃 쇼가 6분 간 펼쳐진다.
해운대구청 행사 역시 지난해 12월 31일 해넘이 행사로 준비됐으나 당시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나면서 한 차례 취소됐다. 해운대구는 설 연휴와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은 시민들을 위로한다는 취지로 행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