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2025-05-06 20:36:00
지난 2일 오전 7시 20분께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지난 1일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한 5월 징검다리 ‘황금연휴’로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북적였다. 항공사에 짐을 맡기려는 여행객들 옆으로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이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공항 밖도 북새통이었다. 국제선 주차장은 이미 만차로 주차를 기다리는 행렬이 150m가량 이어졌다. 긴 대기를 견디지 못한 몇몇 차량은 대기 줄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일본으로 떠나기 위해 김해공항에 도착한 김 모(동래구·34) 씨는 “연휴라서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오전 9시 30분 비행기인데 2시간 반 정도 일찍 공항에 왔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모(금정구·31) 씨는 “현지에서 더 즐기기 위해서는 아침에 출발하는 비행기 탑승이 필수인데, 아침 김해공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이제는 좀 적응이 되는 것도 같지만, 여전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실제 5월 황금연휴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여행객은 18만 명에 달했다. 김해공항 측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연휴 기간 총 김해공항 국제선은 총 996편 운항하며 이용객은 출국 8만822명, 입국 9만8355명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매 주말, 연휴마다 겪는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해 이르면 올여름 성수기부터 제2출국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본부는 지난해 4월 개장한 국제선 확장터미널에 제2출국장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확장터미널의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 구역에서 보안 구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새 통로를 개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제2출국장 운영에 가장 핵심인 CIQ(세관·출입국·검역) 인력도 증원을 요청한 상태다. CIQ 인력으로 세관 인력 45명 등 총 60명을 본청에 요청했다.
부산본부 측은 별도의 건물을 신축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운영 인력만 확보된다면 제2출국장을 올여름 성수기 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산이 정상적으로 확보되면 보안 검색 설비 위치와 구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설계 과정이 필요하다. 예산 확보부터 설계, 공사까지 일련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김해공항은 오는 8~9월까지 제2출국장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당초 부산본부는 지난해 확장터미널 개장 이후 CIQ 인력이 정원보다 적은 탓에 증원을 요청했으나, 2022~2023년 국제선 이용객 수가 코로나 팬데믹 직전에 비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제 인력 확보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가덕신공항이 2029년 개항하는 것으로 예정된 상태에서 무턱대고 김해공항에 CIQ인력을 늘려줄 수 없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김해공항 CIQ 정원은 254명으로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243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 검역소 등에서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인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보안 검색대에 근무하는 인원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한국공항보안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보안 검색·항공 경비 직무 등 보안 인력 정원은 424명이다. 그러나 현재 근무하는 인원은 416명으로 정원보다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공항보안은 424명을 신규로 채용했으나 같은 기간 기존 직원 317명이 퇴사했다.
부족한 근무 인력은 과도한 근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CIQ 경우 3교대로 근무하는 다른 공항과 달리 김해공항은 격일제로 근무하는데, 열악한 근무 환경에 다른 공항으로 인사 이동을 원하는 이들도 많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물리적인 출국장 공간이 부족한 사항을 타개하기 위해 김해공항 국제선 확충구역 내 제2출국장을 조성하는 것을 국토교통부, CIQ 기관 등과 협의하여 추진 중”이라며 “CIQ 인력 충원 등과 연계하여 제2출국장 운영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