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2025-08-07 08:15: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반도체에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만 보면 한국으로선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지만 당초 한국과는 반도체에 대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대우하겠다”고 합의된 내용이 있어서 15%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와 반도체가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제품이어서 한국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 명목상으로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중국(32.8%)이나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는 낮지만 조립·가공 등의 이유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관세의 구체적인 부과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다음 주 정도에 품목별 관세를 더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대상 품목으로 반도체와 의약품을 언급한 바 있어 이르면 다음 주 반도체 관세 관련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한국에는 100% 관세 발언에 따라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따라 15% 수준의 품목 관세만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의약품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도록 요구했고, 미국은 이를 수용했다. 미국은 앞서 유럽연합(EU)과 반도체에 15% 품목관세만 부과하도록 합의했기에 한국도 15%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합의를 지킨다는 전제하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