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9-04 18:14:25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가을야구 희망이 무너지는 소리에 부산 야구팬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롯데는 지난 3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KT위즈파크 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KT 위즈전에서 9회말 실책 때문에 8-9 재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8월 7~23일 12연패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2승 4패 1무로 여전히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최근 2연패.
롯데는 올 시즌 62승 61패 6무를 기록해 승률 4할대 추락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고,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KT에 3~5위 자리를 내주고 가을야구 탈락 순위인 6위로 내려앉았다. 가을야구 커트라인인 5위 아래로 추락한 것은 4월 10일 7위 이후 거의 5개월 만이다.
롯데가 12연패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여전히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많은 것은 선발투수진의 부진 탓이다.
선발진은 전체적으로 체력 저하에 시달리며 구위 하락, 제구력 난조까지 시달리고 있다.
감보아는 3일 KT전에 선발로 나서 5와 3분의 1이닝 6안타 4사사구 4실점(4자책)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그가 4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한국야구 데뷔전이었던 5월 27일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감보아는 올해 16경기에 선발로 나서 95와 3분의 2이닝 동안 1597개의 공을 던져 야구인생에서 한 시즌 최다투구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체력적으로 한계까지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이 탓에 구속이 줄었고, 구속을 끌어올리려다 보니 제구가 나빠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후반기에 가장 잘 던졌던 나균안은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서 4회초 상대 타자 양의지가 친 강한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았다. 부상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지만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번 빠질 가능성이 크다. 복귀하더라도 앞으로 투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벨라스케스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박세웅은 들쭉날쭉하는 경기력에 시달리고, 이민석은 8월 평균자책점 8.10이라는 심각한 난조에 빠졌다.
선발진이 부진에 빠지자 시즌 내내 잘하던 마무리투수 김원중마저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 그는 8월 초부터 불안한 기미를 보이더니 말부터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3일 KT전에서 3루수 박찬형의 실책으로 점수를 내줘 패했지만 만루 위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김원중이었다.
가을야구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린 롯데는 5~6일 SSG, 9~10일 한화 이글스와 연거푸 2연전을 갖는다. 한화와 SSG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3.48과 3.56으로 전체 10개 팀 중 1, 2위에 올랐다.
롯데는 올 시즌 SSG전에서 5승 8패로 절대 열세, 한화전에서는 6승 7패로 상대적 열세를 보였다. 분위기를 반전하려면 4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2승 2패를 기록하기도 쉽지 않다.
SSG전에는 벨라스케즈와 박세웅이 선발투수로 나설 전망인데, 두 투수가 5회까지 얼마나 실점을 덜 하고 버티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경기 수가 적은 것은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 “정말 끝까지 해봐야한다. 선수들도 어떻게든지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