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 2025-11-16 19:50:00
제18회 부산-후쿠오카포럼 후쿠오카회의가 지난 15일 일본 규슈 후쿠오카시 호텔닛코후쿠오카에서 개최됐다. 서일본신문 제공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부산과 후쿠오카가 공동으로 북극 여행 크루즈 사업을 진행하자는 제안이 두 도시 민간 교류의 장에서 나왔다. 두 도시의 4개 대학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산-후쿠오카 초광역 경제권(이하 ‘초광역권’)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 학생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제18회 부산-후쿠오카포럼 후쿠오카회의가 ‘부산-후쿠오카 초광역 경제권: 성과와 미래 비전’이라는 주제로 지난 15일 일본 규슈 후쿠오카시 호텔닛코후쿠오카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내년 포럼 2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본 포럼이 구축해 온 다양한 성과를 되돌아보는 한편, 향후 새로운 비전을 그려보고자 한다”(이시하라 스스무 일본회장), “이번 18차 포럼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이장호 한국회장)는 한일 두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제1세션에서는 ‘초광역권의 새로운 흐름’을 경제 분야에 집중해 후쿠오카 측 스미토모상사큐슈(주) 사이다 타다오 사장과 부산 측 팬스타그룹 김현겸 회장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제2세션에서는 부산대 최재원 총장과 후쿠오카대 나가타 키요후미 총장의 ‘교육·문화·디지털 교류 측면에서의 초광역권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제3세션에서는 규슈경제조사협회(재) 나와타 마스미 이사장과 삼진식품(주) 박용준 대표가 ‘초광역권: 그간의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각 세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포럼 참가자들의 뜨거운 토론과 제언도 뒤따랐다.
이날 포럼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내용은 팬스타그룹 김 회장의 북극 여행 크루즈 사업에 대한 제안이었다. 김 회장은 북극항로 개척의 중요성을 설명한 뒤 양 도시가 공동으로 북극 여행 크루즈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물류란 단순히 화물의 이동뿐만 아니라 사람의 이동도 동반되어야 한다. 북극항로 역시 사람이 함께 움직여 문화의 전파가 활발해질 때 진정한 바닷길이 된다”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북극항로 개척의 일부로 크루즈 사업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첫 번째 단계로 두 도시가 함께 북극을 이동할 수 있는 대형 크루즈 선박을 만들자. 그 협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구상은 이날 제안 단계에 머물렀으나, 두 도시의 여러 포럼 관계자들은 북극의 풍부한 자연 생태계와 독특한 원주민 문화 등 사업적 가능성에 크게 공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 과정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부산대, 동서대, 규슈대, 후쿠오카대 등 두 도시의 4개 대학이 공동 연구 및 학생 교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들 4개 대학은 이후 초광역권 구축에 대한 공동 연구와 산학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발굴해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 단기 학생 파견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도 시작한다.
포럼에선 그외에도 다양한 주제에서 두 도시의 교류·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명란으로 일본 전역에서 유명한 식품회사 후쿠야(주)의 가와하라 마사타카 회장은 삼진식품 박 대표에게 “일본에도 가마보코라는 한국의 어묵과 비슷한 음식이 있지만 한국에서처럼 큰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다”며 “앞으로 삼진식품과 함께 여러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부산시와 후쿠오카시 역시 포럼의 제안을 받아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성 부시장은 "포럼이 오랫동안 제안해 온 여러 사안에 대해 양 시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포럼의 제안들을 실현하기 위해 부산시와 후쿠오카시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당장 스타트업 교류와 관광 협력 부분에 대한 두 도시의 협업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후쿠오카=김종열 기자 bel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