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6-10-08 14:58:09
“한국의 영화 팬들 그리고 부산 시민분들을 만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영화 ‘그래비티’, ‘로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 수상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그의 아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쿠아론 부자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한국 영화의 엄청난 팬”이라며 영화 ‘부산행’을 언급하며 부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부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 영화 팬들과 부산 시민들을 만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도 “한국 관객들, 부산 관객들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운을 뗐다. 한국 영화의 ‘광팬’이라고 소개한 그는 “최근 본 한국 영화 중 공감한 것은 사회 주제를 장르를 통해 스토리텔링하고 유머를 녹여내는 것”이라며 “제가 존경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호나스 쿠아론 감독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 출생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이 투 마마’로 베니스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고 이후 ‘그래비티’로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을, ‘로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촬영상을 받으며 거장 반열에 올랐다. 아들 호나스 쿠아론 감독도 신작 ‘가바초 챔피언’으로 이번 BIFF를 계기로 부산을 찾았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아버지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의 공동 각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후 영화 ‘디시에르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내 친구 추파카브라’를 연출했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영화 ‘괴물’에서부터 ‘기생충’, 최근에는 ‘호프’ ‘어쩔수가없다’ 등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제의식이 확고하면서도 유머가 있는 부분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 ‘부산행’을 언급하면서 “둘째 아들이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며 “특히 ‘부산행’을 너무 좋아한다, 부산 오는 KTX를 타면서 흥분했다”고 말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아버지와 아들 모두가 감독이 된 배경에 대해서도 말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난 호나스가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길 바라는 마음에 영화를 많이 보여줬지만, 영화를 업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 호나스가 영화를 자신 작품의 레퍼런스로 삼을 거라는 위험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만들려면 실패와 좌절의 경험도 포함된다”며 아들의 꿈을 반대한 이유를 공개했고, 그럼에도 “아들이 이미 영화판에 발을 들였으니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아버지께서는 영화도 많이 보여주셨다, 항상 영화가 제 삶에 있었다”며 “아버지께서는 영화를 너무나 열정적으로 보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봤던 고전, 스릴러, 액션 등 영화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썼고 그것이 ‘그래비티’로 이어졌다”며 “아버지로부터 온 관계를 비롯해 영화에 얼만큼의 애정을 갖고 있는지 등 모든 것이 제게 자양분이 됐다. 아버지는 제 원칙을 만드신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