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쿡Cook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쿡방(‘요리 방송cooking program’의 줄임말)과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이 전 세대를 아울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면서 단순히 끼니 해결 차원을 넘어 요리는 우리 사회 여러 방면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김병구 대표((주)동신유압)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앞치마와 레시피 북을 챙겨 사무실을 바삐 나선다. 9월 중순부터 동의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진행하는 ‘노블레스 조리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날 수업은 고추잡채, 송이쇠고기볶음 등의 중식 조리로, 양수평 대표(중식당 아미산)가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양 대표가 먼저 조리 과정에 대한 시범을 보인 뒤, 김 대표는 호텔외식조리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조리 과정을 밟아갔다. 수업에는 김 대표 뿐만 아니라 다수의 부산 지역 기업인들이 함께 했고, 서로 간에 친근한 농담이 오고 가며 조리실 분위기는 연신 화기애애했다.
손에 익숙지 않은 큰 식칼과 중화 요리 특유의 뜨거운 열기로 참가자들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혔지만, 완성된 요리 앞에 금세 얼굴에는 만족감과 뿌듯함이 넘쳐났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 대표는 “우리 직원들을 위해 배운다”라며, “이번 사내 담합 대회 때 직원들을 위해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서 대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기업 HP(Hewlett-Packard)의 사내 파티에서는 경영자들이 직원들을 위해 직접 고기를 굽고 서빙을 한다. 그러한 직원 존중 기업 문화(HP WAY)를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HP WAY란 HP의 창업자 빌 휴렛의 경영철학으로 “사람은 좋은 일과 창의적인 일을 원하며, 그러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주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뒤따른다”는 모토에서 출발하여 직원 개개인의 존중, 신뢰와 팀워크를 통한 목표 달성 등을 추구한다.
또한 수업을 같이 하는 회계사 임태영 씨는“요리라는 공통의 취미를 통해서 지역 기업인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었던 고충들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리 과정을 기획한 동의과학대 평생교육원 김은희 원장은 “최근 요리 프로그램과 스타 셰프들의 활약으로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라며 “그러면서 요리를 기업 경영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요리를 통해서 경영자들은 직원들과의 자연스러운 스킨쉽을 도모하며,‘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목표 달성에 큰 추진력”이라고 말했다.
또한“조리과정에 참여하면서 일상에 지친 자신을 힐링하고 지역 경제에 대한 토론과 정보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블레스 조리과정’은 9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총 8주간 진행되며 전·현직 유명 요리사를 통해서 다양한 요리를 배우게 된다.
▲동신유압(주) 김병구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중식당 아미산 양수평 대표의 시범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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