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0!'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 70, 80년대 추억의 공간을 되살린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연희단거리패가 창단 30주년을 맞아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새 일광역 인근에 여는 이 복합문화공간의 이름은 '가마골 소극장'. 소극장만 있는 게 아니라 한때 부산 문화판을 풍미했던 추억의 공간들도 함께 부활해 이 일대가 '문화 1번지'로 변신할지 주목된다.
이윤택 씨 5층 규모 7월 완공
군부독재 시절 추억의 사랑방
양산박·오아시스 등 재건
건물은 450㎡ 상당의 부지에 연면적 890㎡, 지상 5층 규모로 들어선다. 곧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7월 중순께 완공될 예정이다. 1, 2층엔 서슬 퍼런 군부독재시절,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중구 부평동·광복동 일대 추억의 공간들이 재현된다. 1층에 들어설 '양산박'은 1979년 부산일보 기자였던 고 박정인·정학종 씨와 당시 수습기자 박창호, 이윤택, 박병곤 씨가 의기투합해 부평동에 열었던 포장마차로, 문화 사랑방이자 언로(言路)의 창구 역할을 했던 곳이다.
2층엔 1970년대 문인들의 쉼터였던 음악다방 '오아시스'가 재건된다. 같은 층에는 도요문학무크 책임편집을 맡고 있는 최영철 시인이 상주하며 출판사업을 기획할 예정이다. 연희단거리패는 2층의 일정 공간을 글쓰기 장소로 대여해주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3층에는 150석 규모의 '가마골 소극장'이 문을 연다. 1980년대 중구 광복동 연희단거리패의 발원지였던 가마골 소극장을 이곳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4층은 배우들의 생활공간으로, 5층은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 전시관으로 활용한다. 연희단거리패는 이 복합문화공간 새 '가마골 소극장'을 거점 공간으로 삼고, 밀양 연극촌,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 기장 안데르센극장 운영도 계속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연희단거리패 '대장' 이윤택(64) 연출가는 "문인들의 공간이 사라진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20대에 시인으로 등단했던 이 연출가가 추억하는 70,80년대 부평동·광복동 일대는 그야말로 문인들의 '놀이터'였다. 그는 "그 힘겨웠던 시절에도 문화가 힘을 잃지 않은 것은 서로 소통하고, 세태를 논의할 수 있었던 '공간' 덕분"이라고 했다.
이 연출가는 "이 공간이 지역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소통의 장소가 되고, 이곳을 중심으로 부산, 울산, 포항에 이르는 '광역문화벨트'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