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 2020-04-28 19:34:36
코로나19 여파로 자칫 ‘야구 없는 봄’을 맞을 뻔한 선수와 팬들 못지않게 시즌 개막을 간절히 기다린 사람들이 있다. 사직야구장 1루 측 스탠드의 명물인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딩팀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직 노래방에서 ‘부산갈매기’를 목이 터지도록 부르고 싶어요.”
자이언츠 치어리딩팀을 이끄는 박기량 팀장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상기됐다. 그만큼 시즌 개막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것이다. 하지만 개막 이후에도 무관중 경기가 이어져 당분간 팬들과 하나 된 치어리딩팀의 안무와 응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12명의 자이언츠 치어리딩팀은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일주일에 3~4번씩 모여 안무를 연습하고, 새로운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새 식구도 4명이나 영입해 팀을 쇄신했다.
박 팀장의 철저한 프로페셔널 기질 때문이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이던 17세 때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했다. 우월한 ‘기럭지’가 치어리더로서 유리한 조건이었다. 동작이 시원시원하고 커 멀리 있는 관중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2011년에는 20세 나이로 최연소 팀장이 됐다.
박 팀장은 “2009년 야구장에 놀러 갔는데 팬들과 혼연일체가 돼 응원하는 것을 보니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그 길로 롯데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최근 박 팀장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팀워크 다지기다. 새 멤버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팀원들의 장점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팀에 애착이 많다.
그녀는 “우리가 먼저 좋은 팀워크를 보여줘야 관중의 열기와 응원을 잘 끌어낼 수 있다”면서 “좋은 응원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자신감을 끌어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치어리더들은 경기장을 등지고 응원하지만,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관중의 반응 때문이다.
박기량 팀장은 “경기가 잘 풀릴 때와 잘 풀리지 않을 때, 곡 선정부터 응원 구호까지 따로 준비하고 있다. 관중의 적절한 반응을 이끌어 그라운드에 전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치어리딩팀은 구단과 선수, 팬들 못지않게 롯데의 선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팀장은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 선수와 관중이 더없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놨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