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빠른 시간 안에 새 앨범을 들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3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트와이스(TWICE)와 러블리즈(Lovelyz)가 각각 새 미니 앨범 ‘페이지 투’(PAGE TWO),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를 발표한 것.
두 팀은 이미 드러내고자 하는 색깔부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팀 이름 자체가 사랑스러움을 가득 내뿜고 있는 러블리즈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청순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채 팬심 저격에 나섰다. 반면 트와이스는 데뷔곡 ‘우아하게’(OOH-AH하게)를 비롯해 이번 앨범까지 에너지 넘치는 10대의 건강함을 가득 담고 있다.
두 팀이 이번에 내놓은 각 앨범과 콘셉트 느낌도 자신의 그룹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비슷하다. 앞서 두 팀이 예고한 컴백포토를 비롯해 25일 일제히 공개한 뮤직비디오 등에서는 확연히 드러난다. 러블리즈는 청순하면서도 사랑스러움을, 트와이스는 청량한 에너지를 드러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러블리즈와 트와이스. 승기를 먼저 잡는 쪽은 트와이스다. 트와이스는 25일 오전 8시 기준 8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러블리즈 또한 순위권 안에 들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과연 두 팀 중에서 3세대 걸그룹 왕좌 타이틀에 한 발 먼저 다가갈 팀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빠른 성장세, 특유의 에너지 가득한 트와이스
지난해 10월, 데뷔 앨범 ‘더 스토리 비긴즈’(THE STORY BEGINS)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트와이스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미쓰에이 이후 5년 만에 발표하는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더군다나 트와이스는 Mnet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먼저 모습을 드러냈던 걸그룹이라는 점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다는 이점이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트와이스는 교복을 입고 등장해 발랄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우아하게’로 10대 소녀들의 상큼함을 뽐냈고, 단번에 팬층을 넓혀 갔다. 아직은 어린 소녀같기만 했던 트와이스가 이번엔 치어리더로 변신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은 제목부터 발랄함이 느껴지는 ‘치어 업’(CHEER UP). 힙합, 트로피컬하우스, 드럼&베이스 장르를 믹스한 댄스 장르로 더욱 청량해진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우아하게’에 이어 트와이스 특유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가 살아 숨 쉰다. 더군다나 트와이스만이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가사가 트와이스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 ‘치어 업’은 히트메이커 블랙아이드필승과 함께 작업한 곡. 데뷔곡 '우아하게'에 이어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점 뿐 아니라, 트와이스 만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봄과 여름의 경계에서 청량함으로 시원함을 안겨준 트와이스. 과연 이번 앨범을 통해 대세 걸그룹이라는 이름을 확고히 하고, 3세대 걸그룹 왕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앨범엔 ‘치어 업’ 외에도 선배 가수 박지윤의 대표곡을 리메이크 한 ‘소중한 사랑’을 비롯해 ‘터치다운’(Touchdown) ‘툭하면 톡’ ‘우후’(Woohoo) ‘헤드폰써’(Headphone 써)와 CD에만 수록되는 ‘아임 거너 비 어 스타’(I'm gonna be a star) 등 모두 7곡이 담겼다.
■ 선배지만 사랑스러움은 우리 몫, 러블리즈
교복을 연상케 하는 청순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수줍게 고백하던 소녀들. 지난 2014년 11월 데뷔 당시의 러블리즈는 청순한 자태를 뽐내며 가요계에 등장했다. 이어진 러블리즈의 행보는 비슷했다.
러블리즈는 데뷔곡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에 이어서 ‘안녕’(Hi) ‘아츄’(Ah-Choo) ‘그대에게’로 활동하면서 청순과 사랑스러운 콘셉트를 유지했다. 이번 앨범 ‘어 뉴 트릴로지’에서는 숲 속을 거니는 몽환적인 느낌의 소녀들을 표현하면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이러한 콘셉트는 걸그룹들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지만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걸그룹들이 많은 가요계에서 특별함을 지니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러블리즈는 본연의 사랑스러움 위에 ‘사무침’이라는 정서를 더했다. 이는 지난 앨범 ‘러블리즈8’(Lovelyz8)의 타이틀 곡인 ‘아츄’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츄’는 가수 윤상을 주축으로 한 프로듀싱 팀 원피스(OnePiece)가 작사 작곡한 것.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간질거리는 재채기에 비유했다. 특히 멜로디라인 자체가 단순히 경쾌하고 발랄하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데스티니(Destiny-나의 지구)’도 마찬가지다. 러블리즈만의 상큼하고 풋풋한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소녀에서 숙녀로 거듭난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완성도를 높였다.
기존의 사랑스러움에 또 다른 정서를 입혀 특별함을 장착한 러블리즈. 과연 이번 앨범을 통해 입지를 단단히 굳힐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앨범에는 ‘데스티니’ 외에도 인트로인 ‘문라이즈’(Moonrise) ‘퐁당’ ‘책갈피’ ‘1센치’(1cm) ‘마음’ ‘인형’ 등 모두 7곡이 담겼다.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