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행 지하철이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선 뒤로 물러나주시기 바랍니다."
출근 하는 길 지하철 역에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안내방송에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뛰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것보다 지각으로 듣는 잔소리가 심장에 더 안좋을 것이란 직감에 발을 바쁘게 놀린다.
이런 전력질주가 이뤄지는 곳마다 '뛰면 안됩니다'라는 경고문은 붙어있지만 거기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하지만 22일 온라인에는 누군가가 지옥철로 유명한 9호선 당산역의 한 안내문구를 찍어 올린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의 눈을 집중시킨 문구는 "지금 들어오는 저 열차!! 여기서 뛰어도 못 탑니다. 제가 해봤어요"다. 귀여워 웃음이 나오면서도 묘하게 승리욕을 자극(?)하는 이 문구는 당산역 직원들이 이용객들의 안전을 생각해 고민 끝에 만든 경고문이라고 한다.
소모임 '역사(驛舍)연구회' 소속 직원들이 출근길 에스컬레이터를 뛰어오르는 고객들을 지켜보며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9호선 당산역의 에스컬레이터는 48m의 길이를 자랑한다. 이는 수도권 전철역에서는 1위, 전국에서는 두 번째로 길다. 무려 아파트 8층 높이다.
이 경고문은 트위터 상에서 1만 명 이상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역대급 주의 문구다", "된다고 인증하는 사람 분명히 나온다", "난 원래 안 뛰는데 묘하게 뛰고 싶어진다", "호기심을 자극하네" 등 재밌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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