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환경문제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영화콘텐츠로 시대적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서울환경영화제가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영화제를 주최하는 환경재단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통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만들어 나갈 것을 지향했다.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기자회견이 19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레이첼 카슨홀 환경재단 1층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원 조직위원장, 최열 집행위원장, 오동진 부집행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전석호, 신현빈이 참석했다.
영화제는 반전, 탈핵(脫核)에 더해 미세먼지 이슈를 포함하는 ‘환경비전5’를 발표해 관객들의 공감과 참여를 제안한다. '비전5'는 청정 지구를 위한 선언,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선언, 새로운 환경 운동을 위한 선언, 표현의 자유 회복 선언, 융합과 개방, 시민 참여 선언 등 총 5가지다.
최 위원장은 비전 선언문을 직접 읽으면서 “미세 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 화력 발전, 화석 연료의 사용이 지구 온난화 주범을 야기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미래 지향적인 환경 정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영화제 개최 배경에 대해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사를 열게 됐다”며 “국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영화제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맹 프로그래머는 "새 정부 출범 후 제일 먼저 여는 국제영화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대로 된 환경정책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행사는 개막작 ‘유령의 도시’를 시작으로 40여개국에서 출품된 55편(장편 40편, 단편 15편)이 2개의 상설 부문 ‘국제환경영화경선’,‘한국환경영화경선’과 6개의 비상설 부문(기후변화,탈핵,포커스 - 쟁점 : 새로운 환경 운동을 위하여, UMFF 초이스, 제리 로스웰 특별전, 지속 가능한 삶)으로 나눠서 상영될 예정이다.
‘유령의 도시’는 2014년 무장테러단체 IS에 마을을 점령당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건 투쟁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IS의 집요한 추적과 복수에 가족을 잃고 망명을 불사하면서도 언론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투쟁을 멈출 수 없었던 이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개막작 선정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는 맹 프로그래머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자유와 인권, 언론의 자유를 다룬 ‘유령의 도시’를 개막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그들이 목숨을 걸고 외쳤던 자유의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생생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맹 프로그래머는 영화제 개최로 인해 실질적인 환경 보호 정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영화를 통해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하면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염두를 뒀다”며 “선정한 영화가 말하는 바를 환경 운동 단체에 소개했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환경 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된 배우 전석호와 신현빈은 이 같은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 동참의 뜻을 나타냈다.
신현빈은 "요즘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는데 환경 영화제를 계기로 더욱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나도 홍보대사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석호는 “사실 환경 영화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우연히 좋은 기회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환경 문제는 개인이 모두 해결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국가나 정부 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홍보대사가 되면 환경 문제를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겠다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환경영화제는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이화여대 ECC,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40여 개국에서 출품된 55편(장편 40편, 단편 15편)이 2개의 상설 부문과 6개의 비상설 부문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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