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4-06-13 17:47:18
“실화에서 오는 무게와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배우 하정우는 신작 ‘하이재킹’을 이렇게 말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1971년 1월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하정우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는 사명감을 다룬 작품”이라고 밝혔다.
하정우는 극 중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조종사 ‘태인’을 맡았다. 여객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승객 용대에 맞서는 인물이다. 1970년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했다. 하정우는 “기본에 충실해 연기하려고 했다”며 “유난히 리허설도 많이 하면서 모두가 혼신의 힘을 쏟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그동안 다른 작품에선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아니다”면서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 연기에 대해선 “민간 항공기 파일럿이 촬영 때마다 함께하며 자문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륙, 착륙할 때 하는 말들이 처음엔 마치 수학 공식, 화학 기호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여진구는 이번 작품에서 악역에 도전했다. 아역 시절부터 대중을 만나 ‘국민 남동생’ 이미지가 강했던 여진구는 극 중 용대를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그는 “감독님과 캐릭터를 구상하면서 추천해준 영화를 봤다”며 “용대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해 보니 눈빛 같은 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정우는 “여진구가 엄청난 에너지를 뿜을 때가 있더라”면서 “매 회차, 매 순간 연기를 전력 질주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여진구가 왜 지금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 작품은 영화 ‘아수라’ ‘1987’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성한 감독의 상업 영화 입봉작이다. 김 감독은 역시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다루는 걸 으뜸으로 뒀다며 “감동 눈물을 짜내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신파를 좋아하지만, 우리 영화는 관객들이 담백하게 봐주길 바랐다”면서도 “영화를 본 뒤에 먹먹함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