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에이스’ 박세웅, 롯데마저 휘청

지난달초까지 승승장구 팀 이끌어
최근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7점
투구·이닝 수 늘어 체력적 부담
팀도 5월 중순부터 4승 7패 주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06-01 18:11:18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지난달 11일 KT 위즈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지난달 11일 KT 위즈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는 박세웅이 흔들린다. 위기에 빠진 투수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롯데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로 주춤거린다.

박세웅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언터처블’ 투구를 자랑했다. 9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했다. 롯데가 선두 LG 트윈스를 맹추격하면서 한화 이글스와 2위 자리 다툼을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다.

박세웅은 그러나 5월 중순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3경기에서 5이닝 5실점, 6과 3분의 1이닝 4실점, 5와 3분의 1이닝 6실점이라는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세 경기 성적은 0승 2패에 평균자책점 7.01이다.

박세웅이 위기에 몰리자 팀 사정도 어려워졌다. 그가 대량 실점하기 시작한 지난 달 17일 이후부터 31일까지 롯데는 4승 1무 7패로 부진했다.

박세웅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체력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총 1209개의 공을 던져 경기당 투구 수 100.8개를 기록했다. 정현우(키움 히어로즈·102.3개)에 이어 프로야구 전체 2위다. 정현우의 올해 등판 경기가 3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1위다. 경기당 100구를 넘게 던진 투수는 10개 구단에서 박세웅과 폰세(한화 이글스) 그리고 라일리(NC 다이너스)뿐이다.

박세웅은 또 72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폰세(79이닝)에 이어 투구이닝 수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1위다.

투구이닝이 많아지고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박세웅의 경기력은 떨어지고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개막한 뒤 쉬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계속 던졌다. 피로도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롯데는 5월 들어 2~3위를 오가며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는 마운드보다 방망이의 힘이 컸다. 롯데 팀 타율은 1일 현재 0.287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문제는 투수진이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1일 현재 4.78로 9위다. 선발진 팀 평균자책점은 4.81로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5.35)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5월의 경우는 최악이다. 롯데 선발진의 5월 평균자책점은 5.69로 키움의 5.24보다 나쁘다.

1선발로 기대했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퇴출된 데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 알렉 감보아가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 크다. 게다가 잘 던지던 터커 데이비슨도 약간 주춤한 상태다. 재기를 노리는 나균안은 아직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애매한 기록만 남기는 추세를 이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박세웅마저 흔들리니 롯데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박세웅에게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번 빼 쉴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은 데다 상반기에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하는 롯데 입장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김 감독의 전략은 어떤 길을 택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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