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5-27 16:45:35
방송사들이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앞두고 총력을 쏟고 있다. KBS, SBS, MBC 등 지상파 3사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선거 방송으로 시청률 사냥에 나선다. 유권자들은 투표를 마친 뒤 각 방송사의 특색 있는 개표방송을 보는 재미가 있을 법하다.
KBS는 이번 대선에서 개표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생성형 AI를 전면 도입한다. 후보자 득표 현황 그래픽에 AI를 활용하고, 타이틀과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에도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특설 스튜디오 등 물리적 공간에도 힘을 줬다. KBS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새로운 ‘K-스피어’를 선보인다. K-스피어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설치된 지름 7m의 구형 LED 디스플레이다. 미디어아트와 AR 기술을 결합해 후보자 정보와 득표율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서울 광화문 역사문화광장에선 ‘K-큐브’ 특설 스튜디오를 설치해 개표 상황을 생중계한다. 박성민 정치 평론가와 각 정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물들이 출연해 선거 전략과 공약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심야 시간에는 각 후보 캠프에서 선거 현장을 누볐던 젊은 정치인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KBS 개표방송의 상징이었던 ‘듀얼 K월’은 이전보다 커졌다. 기존 가로 24m에서 26m로, 세로 4m에서 6m로 대폭 확장됐다. 당선자 예측 시스템 ‘디시전 K+’도 이번 대선에 가동한다. 디시전 K+는 역대 선거 중 가장 박빙으로 꼽혔던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국내 언론사 당선 예측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먼저 당선 ‘유력’ 판정을 내린 바 있다.
SBS는 XR 스튜디오, 3D 디자인 등을 활용해 입체적인 선거 개표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XR 스튜디오를 활용해 몰입감 높은 가상 토크 스튜디오를 구현하고, 게임 제작에 쓰이는 3D 엔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MZ 세대를 겨냥한 토크쇼 ‘썰통령’도 선보인다. SBS는 시사 유튜브 ‘사장남천동’의 진행자인 오창석 평론가와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 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 등 각 진영의 MZ세대 패널들이 출연하는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공개 이후에는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하는 ‘대선직썰’ 코너가 진행된다.
MBC는 초대형 6면 LED를 개표방송 무대로 세운다. 거대한 LED 무대와 착시 그래픽, 드론, 와이어캠을 활용한 역동적인 개표방송을 선보인다. 시청자들은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듯 역동적이고 생생한 개표 방송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중계 포맷에도 차별을 줬다. 초고화질 FPV 드론으로 찍은 주간, 일몰, 야간 풍경 등 실제 촬영 포맷부터 수준 높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번 개표방송에 담았다. 개표방송 곳곳에선 여러 주제를 담은 다채로운 영상을 볼 수 있다. 희귀병을 딛고 다시 달리는 마라토너 이봉주 씨를 비롯해 다양한 러너들이 아름다운 17개 시도의 풍광 속을 달리는 ‘달려라 대한민국’과, 스피드클라이밍 선수들의 치열한 암벽 등반 경쟁을 담은 ‘누가 먼저 올라갈까’, 크기는 작지만 먹음직스러운 초미니 음식의 제작 과정을 찍은 ‘팔도 소담 한상’,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를 압축한 그래픽 ‘투표소 가는 길’ 등을 선보인다.
토론 코너엔 유시민 작가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출연한다. 진행은 MBC 라디오 ‘뉴스하이킥’의 앵커 권순표 기자가 맡는다. 유시민, 정규재 두 논객뿐 아니라 국민의힘 조경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4명의 패널도 토론에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