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4-08-05 16:36:44
10·16 보궐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 금정구청장을 비롯해 전국 4곳의 기초단체장을 뽑는데, 인천 강화군수에는 이미 국민의힘 예비후보만 9명에 달한다. 부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후보자 공모를 마무리하면서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 둘째 날인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청장 예비후보는 0명으로 가장 적었으며 △인천 강화군수 9명 △전남 곡성군수 3명(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2명) △전남 영광군수 2명(조국혁신당 1명, 진보당 1명) 등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준으로 보면 금정의 선거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1일까지 후보 접수를 마친 만큼 조만간 선거전이 본격 점화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 중론이다.
우선 민주당이 먼저 선거 일정을 시작했다. 본선행 티켓을 두고 현직 구의원 2명이 맞붙는데, 3선인 조준영 의원과 재선인 이재용 의원이 주인공이다. 현재 금정구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후보 부산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과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지냈다. 아울러 금정에서 오랜 기간 정치활동을 펼쳐온 민주당 박인영 금정지역위원장의 측근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총선 결과, 민주당은 역대 금정 선거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음에도 아쉬운 패배를 겪었다”면서도 “이번 보궐선거는 양당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치르는 첫 전국단위 선거이다. 그만큼 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민주당 새 지도부와 함께 금정구에서 반드시 승전고를 울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맞서는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조직관리팀장을 지냈으며 강성 친명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부산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재성 신임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 의원은 “기존 정치권이 답습해 왔던 금정의 늘 똑같았던 담론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접근으로 금정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겠다”며 “시대정신이 민주당에 있음을 증명하고 이재명 대표를 통한 정권교체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먼저 레이스에 뛰어들며 우위를 점하는 형국이지만 금정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총선이 끝난 지 불과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이었던 고 김재윤 전 구청장의 별세로 치러지는 만큼 아직은 보궐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국민의힘 금정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종헌 의원은 보궐선거와 관련한 <부산일보> 질문에 “지금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지역 여권에서는 이날 국민의힘 새 지도부 구성이 완료된 데다 이번주 주말 김 전 구청장의 49재 막재가 엄수되는 만큼 이르면 다음주 중 구체적인 일정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온다.
공천 스케줄과는 별개로 이미 지역 정가에서는 다양한 인사가 국민의힘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 가운데 2018년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단수 공천설이 제기됐던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이 주목을 받는다. 당시에는 농협중앙회장에 무게를 둬 온 까닭에 고사했지만 강호동 신임 중앙회장이 지난 3월부터 3년 임기에 돌입하면서 이번에는 도전장을 던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금정당협 내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앙당에서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보궐선거 특성상 다자 구도의 경우 경선 가능성이 높은데, 결국 백 의원이 그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백 의원의 심복으로 꼽히는 이준호 부산시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2018년 금정구의원, 2022년 시의원을 지내 지역 현안에 대해 밝다는 게 강점으로 꼽히며 1989년생으로 34세라는 점도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광역의원의 경우 기초단체장 출마를 위해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만큼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금정구청 도시국장을 지낸 김영기 전 부산시 건설본부장과 지난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순용·박성명·최영남·김천일 당시 후보들의 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