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4-11-11 17:38:30
해외 환자 유치의 선봉에 서온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관광 전시회인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이 새로운 시장과 진전된 비전을 모색하며 16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부산시와 부산일보사가 주최하고 (사)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가 주관한 ‘2024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BIMTC)’이 지난 8일과 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합창과 사찰 음식으로 손님 맞이
첫날 오전 11시 개막식의 시작은 해운대구립 소년소녀합창단이 열었다. ‘부산 힐즈 더 월드(부산이 세계를 치유한다)’라는 올해 행사의 주제에 맞춤한 팝송 ‘힐 더 월드’로 시작해 깜찍한 율동과 함께 ‘부산 갈매기’와 동요 ‘다 잘 될 거야’가 이어지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개회사에서 “부산이 지난해 해외 환자 유치에서 11.6% 증가폭을 보인 것은 부산 의료관광의 저력이자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이라는 꾸준한 콘텐츠 덕분”이라며 “부산이 세계적인 의료관광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구정회 이사장은 “올해도 전 세계 11개국에서 초청된 바이어들이 부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천혜의 관광 인프라를 체험하고, 앞으로도 부산과 더 자주 교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을 처음 찾은 인도네시아 발리주의 이 요만 게데 아놈 의료청장은 축사에서 “이번 방문에서 부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발리주가 추진하고 있는 웰니스 의료관광도 더욱 발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기대했다.
이어진 공식 오찬에서는 부산시 선정 웰니스 관광지인 홍법사의 사찰 음식 도시락이 눈길을 끌었다. 심산 주지 스님의 설명에 이어 호박죽과 찰조밥, 두부버섯구이, 콩고기, 부각 등 다양한 종교와 식습관을 고려해 구성된 채식 도시락과 선차가 제공됐다.
이틀 동안 대학병원, 종합병원, 강소 병의원, 의료협회, 지자체, 웰니스 업체 등 100개 기관·업체가 200개 부스를 차리고 모두 1만 8000여 명의 참관객을 맞았다.
올해는 ‘메디부산 2024 시민건강박람회’도 동시에 개최됐다. 다섯 명의 전문가가 나선 부산 명의 초청 강좌와 뷰티 메이크업쇼, 어린이 심폐소생술 교육과 알레르기 비염 예방 인형극 등에는 가족 단위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선진 기술과 미용 상품에 관심
전시회의 주빈인 해외 바이어는 몽골, 러시아,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미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서 최종 7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전시회에 참가한 의료와 관광, 웰니스 기관·업체와 총 212건의 맞춤형 비즈니스 상담을 바쁘게 진행했다. 앞서 지난 6일과 7일에는 전시회와 연계해 해외 방문단이 지역 주요 병원들을 직접 둘러보는 팸투어도 열렸다.
특히 인도네시아 발리주에서는 의료청장과 관광청장을 포함한 대규모 초청단이 이틀간 부산대병원,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 고운세상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 리팅성형외과의원을 잇따라 방문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는 발리 만다라 병원, 누사 메디컬 클리닉, 고급 숙박시설 푸리 아시아와 차례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발리주 초청단 관계자는 “부산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인프라에 큰 감명을 받았고, 대학병원 등과 지속적으로 인적, 기술적 교류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내년 2월에 발리주에 부산 기업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부산과도 매년 교류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의 (주)STA트레이드&메디투어는 중국 호뉴그룹 요녕국제상무여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 사는 부산을 거점으로 건강검진과 미용 분야에 집중한 중국인 대상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7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주요 병원 대표들을 초청해 최신 의료기술 교류와 인력 연수, 암환자 진료 의뢰 등을 논의했다. 알러지메디병원 아유쉬 초그체체그 원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접 방문해 우수한 의료진과 병원 시설 등을 확인하니 환자들을 안심하고 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아대병원도 같은 날 몽골, 러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의 병원, 지자체 관계자 2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VIP 종합검진센터, 카티세포치료센터, 핵의학과의 진료 시설을 안내했다.
한편 행사 첫날 열린 ‘2024 지속 가능한 의료&웰니스관광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부산 의료관광 도약을 위한 배후 산업으로서 웰니스 시장에 주목했다.
영산대 웰니스관광연구원장 정구점 교수는 인도의 오쇼 명상 리조트나 명상 테라피를 결합한 미국의 골든도어 스파처럼 부산에 세계적인 웰니스 명소 마을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텔과 웰니스 시설을 갖춘 필리핀 세부 마요 병원의 로렌스 채드 병원장은 부산의 웰니스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강할 때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예방의학적 관점의 통합 웰니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