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진도 노선 전환 요구 가세…장동혁 ‘뭉개기’ 기조 바뀔까

당 중진들, 장 대표에 지선 위기감 공유
이헌승 “계엄 사과해야”…PK서도 쇄신 요구
당원·원외는 장 기조 지지…내부 힘겨루기 지속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6-02-26 16:51:17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중진 의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중진 의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를 둘러싸고 노선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부산을 지역구로 둔 중진 의원을 포함한 당내 중진들이 지도부를 향해 노선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6·3 지방선거를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당 노선과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에 참석한 중진들은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당의 분열 양상을 조속히 정리한 뒤 선거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장 대표에게 최고중진회의 부활을 제안했고, 장 대표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 대표는 핵심 쟁점인 ‘절윤’ 문제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답하며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부산에서도 쇄신 요구가 제기됐다. 4선 중진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탄생시킨 지난 정부는 계엄과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계엄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이 의원은 “12.3 비상계엄이라는 참사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막지도 못했고, 이후 제대로 된 수습도 하지 못했다.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께 제대로 사과하는 일이 먼저였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곪은 곳이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께 사과드리고 정치적으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야말로 합리적인 보수의 가치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 온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중진인 이 의원이 직접 사과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두고, 지역 민심의 압박이 적지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앞서 당내 개혁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지도부를 향해 당 노선을 논의하는 끝장 토론 형식의 의총을 제안했다. 당 내부에서는 중도층 확보를 위해 노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당원과 원외 인사 다수는 장 대표의 기조를 지지하고 있어, 노선 전환 여부를 둘러싼 내부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친한계(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의 당원권 정지 징계 문제와 당협위원장들 간 윤리위원회 제소 사안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당이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는 사이 여론 지형은 더 불리해지는 모습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17%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해 8월 1주차 16%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 대구·경북(TK)에서도 양당이 28%로 동률을 기록했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민주당 39%, 국민의힘 23%로 격차가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장 지도부를 향한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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