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스릴러 영화 ’원정빌라’, 현실 공포로 관객 사로잡다

지난 4일 개봉 후 관객과 만나
부산 제작사 ‘케이드래곤’ 작품
촬영 때부터 지역 손길 이어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4-12-09 15:15:54


영화 '원정빌라' 스틸컷. 케이드래곤 제공 영화 '원정빌라' 스틸컷. 케이드래곤 제공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며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성실한 청년 주현. 그는 가족과 함께 부산의 한 낡은 빌라로 이사한다. 이삿날,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주차구역을 몸으로 막고 서 있는 윗집 여성. 비켜달라는 요구에도 “남편이 항상 쓰는 자리”라며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집 안으로 들어오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층간소음이다. 새집의 이웃이 못마땅했던 주현은 우연히 발견한 사이비 종교 홍보 전단을 이웃집 우편함에 넣는다.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원정빌라’는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벌어지는 이웃 간의 갈등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평온했던 원정빌라에 사이비 종교가 퍼지면서 생기는 일들을 바탕으로 현실 공포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현우 배우가 청년 주현 역을, 문정희 배우가 사이비 종교 집사 신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룹 걸스데이 출신으로 연기자 변신에 성공한 배우 방민아가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추적하는 유진 역을 맡았다.

‘원정빌라’는 기존 스릴러물의 전개 방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개성 있는 연출을 선보인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활용해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배우들의 얼굴을 화면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그들의 표정과 심리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이야기를 과감히 생략하거나, 카메라를 쳐다보던 배우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틀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주연 배우인 이현우와 문정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 높은 연기를 보여줘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사이비 종교를 주요 소재로 다루지만 그 속에는 재개발로 대표되는 황금만능주의 사회, 각자도생 사회의 비극이 녹아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원정빌라는 지난 8일 기준 전체 박스오피스 순위 8위를 기록해 선전 중이다.

영화 ‘원정빌라’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제작사 ‘케이드래곤’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케이드래곤은 드라마 ‘심야카페’ 시리즈, ‘핀란드 파파’에 이어 6번째 부산발 작품을 공개했다. 부산 출신 신인 감독인 김선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작품의 주요 무대가 된 원정빌라를 포함한 모든 촬영은 부산에서 이뤄졌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영상위원회 장편극영화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7월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코리아 판타스틱’ 섹션에 초청돼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또 지난 10월 열린 2024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에서 ‘영국 프리미어’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부산에서 탄생한 영화인 만큼 지역 주민, 기업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주요 무대가 된 원정빌라는 사하구 당리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협조 하에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제공한 동래구의 유휴 국유지에서 영화의 핵심 장면인 특수 촬영이 이뤄졌다. 이 밖에도 지역기업 삼진식품과 송월타월이 간식차와 의류를 지원해 촬영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는 ‘원정빌라’ 특별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선국 감독, 이현우 배우, 문정희 배우가 참석했다. 배우들은 “원정빌라 화이팅”을 외치며 영화를 관람하러 온 관객들과 소통했다. 시사회 현장을 찾은 이현우 배우는 “부산에서 촬영했던 기간은 매우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며 “주변에 영화를 많이 홍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원정빌라' 스틸컷. 케이드래곤 제공 영화 '원정빌라' 스틸컷. 케이드래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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