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봉쇄·관세 부과 으름장 놓은 트럼프, 수위 조절할까? [트럼프 2기 출범]

취임사에 담길 내용은

불법 이민자 대대적인 추방 비롯
바이든 정책 뒤집기에 초점 둘 듯
동맹국 방위비·적성국과 담판 등
대외 정책 비전에도 전 세계 촉각
8년 전보다 ‘따뜻한 논조’ 기대도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1-19 18:08:32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에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에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0년 대선 패배로 백악관을 떠난 지 4년 만인 20일(현지 시간) 재입성한다. 1기와 달리 2기 행정부는 충성파로 채워져 국정 운영 초점 또한 트럼프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트럼프 2.0 시대의 비전이 담길 취임사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임기가 시작되는 이날 낮 12시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이어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취임식의 핵심인 취임 연설에 나선다. 선거 기간 내내 자국 우선주의를 외쳐 온 당선인이 앞으로 4년간 미국을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의 취임사 전반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폐기하는 내용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 내부적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과 국경 봉쇄를 단행하겠다고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당시 바이든 정부의 국경·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으며 자신의 재임 시절 세운 국경 장벽을 자주 부각해 왔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안전을 위협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정권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를 바로잡겠다는 약속도 취임사에 반영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DEI가 또 다른 차별을 일으켜 분열을 되레 조장한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정책 폐기를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세계는 그가 언급할 대외 정책 분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한 관세가 대표적이다. 그는 공약으로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한편 감세 등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중국산 물품에 대해선 60%의 보편 관세를 내놓은 상태다.

아울러 평소 자국 우선주의적 시각을 보여 온 방위비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언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인도·태평양 동맹에 대한 방위 부담 증대를 거론할 수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적 분쟁 해소 방안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적성국 정상과의 담판 외교를 꼽고 조만간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할지도 주목된다.

이밖에 최근 미국의 주변국인 캐나다와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에 대한 편입론이나 통제권을 주장하고 매입 의사를 밝히는 등 ‘확장주의’ 야욕을 드러내 온 그가 재차 이 사안을 취임사에서 언급할 수도 있다.

다만 2017년 첫 취임사와는 달리 수위는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시 그는 도시의 빈곤, 미국 전역에 무덤처럼 산재한 쇠락한 공장, 교육시스템의 붕괴, 범죄·조직폭력·마약의 폐해 등을 미국을 앓게한 ‘살육’으로 표현한 바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7일 ‘2017년보다 더 따뜻한 논조를 예고하는 트럼프 취임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팀은 ‘단결’(unity)과 ‘빛’(light)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식 행사들을 ‘하나의 미국, 하나의 빛’ 기도회, ‘촛불 만찬’, ‘별빛 무도회’ 등으로 채운 점을 거론하며 취임사가 낙관적인 분위기일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빛은 희망과 새로운 시작,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의미한다. (빛은) 취임식에서 정말 중요한 주제일 뿐 아니라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팀의 지침이기도 했다”는 취임식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8일 공개된 NBC 방송과의 대선 승리 후 첫 인터뷰에서도 취임사에 대해 “‘단결’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나는 성공이 단결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고, 첫 임기 때 그것을 경험했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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