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2-13 18:27:04
2030세계박람회(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과정에서의 부산 시민 열정과 노력이 담긴 ‘엑스포 백서’(가칭) 발간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상반기 중 공개될 백서에는 유치를 위한 각종 활동 전반에 대한 내용 외에도 부산에서 개최해야 하는 당위성과 타당성에 대한 분석, 각계각층의 노력에 따른 성과 등이 총망라할 전망이다.
엑스포 백서는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가를 핵심으로 꼽힌다. 부산시는 “시민 여론을 수렴해 재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백서 내용에 따라 여론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간 지역에서는 철저한 보안이 유지돼 온 엑스포 백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13일 부산시의회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철호(동1) 의원에 따르면, 백서에는 2030엑스포 유치의 국가 사업화 이전과 이후의 통시적 흐름을 분석한 내용이 설명된다. 2030엑스포 부산 유치의 사업 주체가 부산시에서 정부로 변화하며 달라진 세부 내용 등이 여기에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엑스포 유치의 당위성 및 타당성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시대적 배경 외에도 부산의 잠재력, 유치에 따른 기대효과, 엑스포 비전 등에 대한 세부적인 서술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2030엑스포 유치전의 동력이 됐던 이들의 역할과 활동 성과에 대한 기술도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 국회, 부산시, 부산시의회 등 정부 기관 외에도 시민사회는 물론 상공계 등 각계각층이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 바 있다.
특히 백서 내용 중 최대 관심은 지난해 진행된 2035엑스포 재도전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다. 올림픽과 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행사로 평가받는 등록 엑스포 유치에 처음 나섰던 부산시가 유치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재발휘할 수 있을지를 가를 핵심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백서 발간과는 별개로 이뤄진 부산연구원의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의 성과와 한계’ 용역도 일부 백서에 포함됐을 전망이다. 이 자료는 대륙별 유치 활동, 경쟁국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외비인 만큼 세부 내용까지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역의 관측이다.
강 의원은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로 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실망감을 느꼈다”면서도 “그러나 확실한 것은 유치전을 통해 부산에 남은 유산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서 발간은 우리가 다시 일어나느냐 혹은 마느냐의 중대 기로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부산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부산시의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엑스포 백서 배포는 당초 계획보다는 지연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3월 중 발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과 조율하는 데 있어 시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백서 발간을 계기로 유치 실패 책임 소재를 가리려는 정쟁이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부산 시민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유치에 대한 열망을 보여 온 만큼 정치권도 자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