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든 진보든 ‘중도 하차 후보 끌어안기’ 막판 최대 변수

부산교육감 재선거 본격 레이스

정승윤·최윤홍 단일화 논의 개시
세부적인 사항 현재 나오지 않아
단일화 후 지지층 흡수 난항 우려
후보 간 설전·갈등에 불만 팽배
내년 지선·1년 남짓 임기도 영향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2025-03-13 18:28:38

4·2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김석준(왼쪽)·최윤홍(오른쪽) 후보가 각각 13일 오전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정승윤(가운데) 예비 후보는 14일 후보 등록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가나다순. 정대현·정종회 기자 jjh@ 4·2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김석준(왼쪽)·최윤홍(오른쪽) 후보가 각각 13일 오전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정승윤(가운데) 예비 후보는 14일 후보 등록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가나다순. 정대현·정종회 기자 jjh@

4·2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13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랐다. 중도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구도보다 중도 하차한 후보들과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중도 하차 후보 끌어안기 성공할까

진보 김석준, 중도보수 최윤홍 후보가 이날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부산교육감 재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정승윤 예비 후보는 14일 후보 등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도보수 진영의 정, 최 후보의 단일화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양측은 실무 협상이라고 설명했지만 단일화에 대한 기본적인 의지를 파악하기 위한 회동으로 보인다. 두 캠프 모두 후보로부터 협상과 관련한 세부적인 안을 전달받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처럼 3자 구도로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일단 개문발차하면서 지역 정치권과 교육계는 단일화보다는 선거 열차에서 내린 다른 후보 혹은 그 지지세를 누가 끌어안을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보 진영 예비 후보로 나섰다가 불출마를 선언한 차정인 전 예비 후보는 이날 김 후보의 캠프를 찾아 지지를 선언했으며, 황욱 예비 후보도 같은 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또한 앞서 정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에 참여했던 박수종·박종필·전영근 예비 후보 등도 단일 후보 발표 직후 그의 손을 맞잡은 바 있다.

그러나 단일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던 이들의 지지층 흡수에 성공할지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례로 김 후보와 차 전 예비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에 당시 캠프에 활동했던 인사들은 김 후보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해직 교사들을 특별 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 차 전 예비 후보 캠프 인사들은 물론 진보 진영 내에서 김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해 왔다. 지난 11일 차 전 예비 후보의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장에 김 후보가 방문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이 이러한 내부 기류가 반영된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는 중도보수 진영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정 후보와의 경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전영근 전 예비 후보는 단일 후보 발표 이틀 만인 지난 11일 해단식을 가진 뒤 다음날부터는 외부 활동에 나섰다. 그는 12일 자신의 SNS에 ‘성공로터리 클럽’ 방문 사진과 함께 “앞으로도 지역 사회 발전과 봉사 그리고 나눔 실천을 위한 항해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일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아 지원전에 나서는 선거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짧은 임기가 화학적 결합 방해?

이는 이번 부산교육감 재선거로 교육청에 입성하는 새 교육감의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선증을 받는 대로 업무를 시작하는 새 부산교육감의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이는 1년 2개월여라는 시간에 그친다. 결국 길지 않은 숨 고르기를 통해 충분히 재도전에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 전 예비 후보가 내년 부산교육감 선거를 대비한 개인 인지도 높이기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다 탄핵 각하·기각 혹은 인용 여부와 이에 따른 조기 대선에 따라 다음 부산교육감을 뽑는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정치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점도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일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정가 관계자는 “4·2 부산교육감 재선거로 교육청에 입성해도 1년여 만에 다시 선거를 치러야하는 상황이다”며 “중도 하차한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이들을 돕고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단일화에 성공한 김석준, 정승윤 후보에 더해 황욱 예비 후보의 지지를 얻은 최윤홍 후보 등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단순히 캠프에 직을 맡기는 것 외에 이들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도보수 단일화 협상의 주체 중 한 명인 최 후보는 선거 운동원 고용과 유세차 계약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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