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 2025-03-23 18:05:18
역사적인 ‘부산 더비’에서 ‘언더독의 반란’이 일어나고 말았다. 백기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교통공사는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부산교통공사는 후반 22분과 후반 29분에 멀티골을 쏟아낸 박희수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 15분 윤민호의 한 골에 그친 부산 아이파크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부산교통공사는 2016년 FA컵 4라운드(32강)에서 부산을 연고로 하는 팀 간 최초의 ‘부산 더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0-3으로 패했던 아픔을 그대로 돌려주게 되었다.
올해 부산교통공사에 새로 부임한 백기홍 감독은 2012~2015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코치를 지냈다. 이날 여러 차례 놀라운 선방을 보여준 부산교통공사 김민승 골키퍼 역시 지난 시즌까지 아이파크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경기 초반에 득점하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가는 듯했다. 전반 15분 윤민호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아이파크는 전반을 1-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전 들어 부산교통공사가 더 공격적으로 나오며 승기를 잡았다. 부산교통공사는 후반 22분 기어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에서 넘어온 땅볼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박희수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9분에는 부산교통공사의 역전골이 터졌다. 박스 외곽에서 기습적으로 때린 박희수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아이파크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아이파크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후반 36분에는 곤잘로가 박스 외곽에서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하며 골문 구석을 노렸으나 김민승 부산교통공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김민승 골키퍼는 후반 추가시간 1분 사비에르가 골문 앞에서 절묘하게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을 때도 환상적인 선방을 펼쳐 보였다. 후반 추가시간 2분에 아이파크는 마지막 반격 찬스를 맞았다. 박스 외곽 골문과 가까운 곳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키커로 나선 사비에르의 위협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이 골문 구석으로 날아들었으나 김민승 골키퍼가 그것마저 밖으로 걷어내고 말았다. K3리그 소속 부산교통공사가 K리그2 부산 아이파크를 집으로 보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