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5-06-22 20:34:00
부동산 ‘불장’이 지속되는 서울의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부산의 거래량은 6.5% 늘어나는 데 그쳤고, 아파트값 하락세는 만 3년째 이어지고 있어 심각한 양극화가 우려된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2만 3169건으로, 전년 동기(10만 5677건) 대비 1만 7492건(16.5%)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거래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1만 7325건이 거래돼 전년(8722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경기 지역 거래량은 7432건(27.7%) 늘어난 3만 4211건을 기록했다. 인천은 6963건으로 407건(6.2%) 늘었다. 서울과 경기·인천의 거래 건수를 합하면 총 5만 8499건으로, 전국에서 이뤄진 거래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방에서는 울산(3243건→3858건)과 광주(3895건→4510건), 부산(6383건→6799건), 세종(1046건→1439건) 등에서 거래가 늘었으나 경북(6230건→5713건)과 전남(4205건→3751건)은 줄었다. 충남, 강원, 대구, 제주 등도 거래가 감소했다.
서울 등 대도시일수록 학군, 직장 접근성, 생활 인프라 등이 뒷받침되며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으나 지방 중소도시는 고정 수요가 제한적이고 인구 유출 등의 구조적 이유로 거래 회복이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 주(0.45% 상승)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3일 상승 전환한 이후 20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권 중심으로 들썩이던 집값이 주변 지역 등 서울 외곽까지로 확산하고 있다. 반면 부산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2022년 6월부터 시작된 부산 아파트값 하락세가 3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꾸준한 인구 감소와 도시 전체의 구매력 약화, 대출 규제 등으로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러는 사이 부산과 서울의 아파트값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5년 5월 1710만 원에서 올해 5월 4250만 원으로 10년간 148.5% 올랐다. 같은 기간 부산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평균 802만 원에서 1214만 원으로 51.4% 상승하는 데 그쳐 서울과 부산의 격차는 2.1배에서 3.5배로 확대됐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부산은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도시 전체의 경제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가까운 시일 내 부동산 시장의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지방 부동산을 살리기 위한 적절한 처방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같은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