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 기자 sjy@busan.com | 2025-08-04 18:02:08
일본 고교야구의 상징인 ‘여름 고시엔’이 5일 개막한다. 지난해 기적과 같은 우승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가 2연패를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고등학교야구연맹 등에 따르면 제10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일명 여름 고시엔이 5일 오후 4시 개막전을 시작으로 18일간 열린다. 이번 대회는 일본 전국 49개 대표 학교가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결승전은 2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번 대회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지난해 우승팀인 교토국제고다. 교토국제고는 지난달 27일 교토 지역 예선 결승에서 도바고를 4-3으로 꺾고, 2년 연속 고시엔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던 교토국제고는 8회말 동점에 이어 9회말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으로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 동포들이 세운 교토조선중을 전신으로 하는 학교다. 전교생 163명인 교토국제고는 일본 사회 속에서 자리를 잡으며 현재는 일본 학교로 전환되었고, 재학생 중 70% 이상이 일본인이지만 그 정체성과 뿌리는 여전히 재일교포 공동체와 연결돼 있다. 야구부는 1999년에 창단되었으며, 2021년 처음 고시엔 본선 무대를 밟아 4강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간토다이이치고를 꺾고 사상 첫 여름 고시엔 우승을 일궈내며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11월 최동원기념사업회로부터 ‘불굴의 영웅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부산 동래여고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부산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교토국제고의 백승환 교장은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하기도 했다.
올해 교토국제고의 첫 경기는 오는 12일 오전 8시에 열린다. 상대는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군마현 대표 겐다이 다카사키 고교이다. 겐다이 다카사키는 지난해 봄 고시엔(제96회 센바츠) 우승팀으로, 최근 고교야구에서 최상급 팀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12일 교토국제고와 겐다이 다카사키의 맞대결은 지난해 여름과 봄의 챔피언이 맞붙는 사실상 결승전급 대진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마운드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토국제고의 투수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의 선전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동원기념사업회는 교토국제고의 선전을 기원하며 후원금과 응원단을 모집한다.
최동원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교토에서 고시엔야구장까지 매 경기마다 학교에서 응원단을 파견하는데, 버스 대절부터 입장료 등 비용을 학교 교직원과 재일동포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교토국제고의 결승행을 응원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금한다”고 밝혔다. 사업회 측은 교토국제고의 첫 경기를 관람하는 응원단도 모집 중이다. 11일 출발해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신청은 5일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