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2000억 원 유상증자… 부채 줄이고, 미 MRO 진출 박차

최대 주주에 3자 배정 방식 발행
재무구조 개선 등에 자금 사용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2025-09-14 18:13:52

HJ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이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을 상대로 20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HJ중공업은 지난 12일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글로벌 수주 확대 등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HJ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에 신주 총 702만 8394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기존 발행주식 총수 대비 8.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신주 1주당 발행가는 최근 1개월·1주일·당일 거래량을 반영한 가중산술평균 주가를 토대로 2만 8456원으로 정해졌다. 납입 절차를 거쳐 신주는 오는 10월 28일 상장될 예정이다.

HJ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친환경·고부가가치선 건조 역량 강화 △한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따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방산 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실제 HJ중공업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 자격요건인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위해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협의를 이어가며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HJ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충으로 부채 비율이 확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HJ중공업의 올 2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565%에 달한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부채비율은 350%로 낮아지게 된다. 2023년 말 750%에 달했던 부채 비율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서 재무 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도 늘어나 향후 선박 수주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 주식은 지난 12일 정규장에서 5.55%(1850원)의 주가 하락률을 보이며 3만 1500원에 마감했으나, 최대 주주의 추가 투자 소식이 알려진 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소폭 반등해 3만 3350원까지 올라갔다.

통상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주 발행가가 현재 주가를 밑도는 경우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부담으로도 작용한다. 다만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 발행 신주를 1년간 의무 보유하기로 했고, 자금 조달로 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인 NH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NH PE)가 올해 들어 HJ중공업 주식 854만 5547주를 다섯 차례에 걸쳐 매도하며 지분율도 66.85%에서 56.59%로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다시 59.97%로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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