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젊은피 수혈로 약한 중원 살아나나

‘이중국적’ 카스트로프 전격 발탁
독일 연령별 대표팀 꾸준히 선발
파이터적인 거친 플레이 장점
‘제2의 진공청소기’ 역할 기대
황인범 부상 공백 메꿀지 관심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9-03 18:12:50

옌스 카스트로프(왼쪽)가 3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국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 김민재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옌스 카스트로프(왼쪽)가 3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국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 김민재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옌스 카스트로프.’

미국과 멕시코 친선 경기를 앞둔 대한민국의 축구대표팀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미국 원정길을 앞두고 한국과 독일 이중국적의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를 전격 발탁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에 대해 “파이터적인 성향으로 아주 거친 스타일의 선수다. 현재 대표팀 3선 미드필더들과는 다른 형태의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활동량이 많고 투쟁심이 뛰어난 미드필더 자원으로 독일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다. 뒤셀도르프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한 카스트로프는 2015년 FC쾰른 유소년팀으로 이적한 이후 리저브팀으로 승격해 활약하다 2022년 1월 뉘른베르크로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를 두드렸다.

카스트로프는 2021-2022시즌부터 뉘른베르크 1군 팀에 합류해 독일 2부 분데스리가에서 4시즌(공식전 92경기 7골) 동안 뛰었고, 올해 2월 묀헨글라트바흐와 4년 계약을 맺고 분데스리가(1부) 무대에 입성했다.

카스트로프는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열망을 홍명보 감독에게 전했고, 홍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은 올해 초 유럽파 선수들의 기량 점검 때 카스트로프도 살폈다. 카스트로프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에 자신의 소속을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하고 홍 감독의 선택을 기다렸고, 홍 감독은 9월 미국과 멕시코의 A매치 친선경기를 앞두고 그에게 태극마크를 선물했다.

카스트로프는 과연 홍 감독의 고민을 덜 수 있을까. 홍 감독은 미드필드 자리에 황인범(페예노르트)을 중심으로 김진규(전북), 박용우(알아인), 원두재(코르파칸)를 번갈아 기용하는 전술을 가동했다. 하지만 공격 조율을 맡은 황인범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를 강하게 제압하는 거친 스타일의 선수는 없었다.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거둘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김남일의 역할은 정말 대단했다. 강력한 압박과 거친 플레이 등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 김남일은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남일과 ‘4강 신화’를 함께 쓴 홍 감독은 중원에서 전투력 넘치는 자원을 물색했고 처음 태극마크를 선사한 카스트로프에게 ‘제2의 진공청소기’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는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꾸준히 성장한 선수”라며 “지금 대표팀의 미드필더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대표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6시(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두 번째 대결을 벌인다.

카스트로프는 3일 미국 뉴욕의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첫 현지 훈련에 참여했다. 동료들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밝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들어선 카스트로프는 초반 미디어에 공개된 훈련 시간엔 몸풀기와 볼 돌리기 등 각종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카스트로프는 아주 외향적이기보다는 조금은 내성적이면서도 진지한 성격인 것 같다"고 전했다.

‘캡틴’ 손흥민이 이날 뉴욕에 입성하면서 대표팀은 ‘완전체’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미국 원정길에는 ‘중원 사령관’ 황인범이 부상으로 빠졌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 변수는 항상 있어 왔다. 이번 미국 2연전이 이같은 변수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분명하다.

홍 감독의 ‘원픽’인 카스트로프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젊은피 수혈로 약한 중원이 살아날 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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