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2025-10-15 07:00:00
테슬라 로고. 테슬라코리아 제공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가 국내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에서 최근 3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등 다른 수입차 법인들과 달리 기부 등 사회공헌과 서비스센터 네트워크 확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9월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테슬라가 9069대로 1위에 올랐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5월까지 포함하면 테슬라는 올해 4차례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6904대), BMW(6610대)가 2·3위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판매량에서는 테슬라가 2만 3617대로, BMW(5만 7838대), 벤츠(4만 8283대)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이처럼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동급모델 대비 저렴한 차값, 올 들어 공급처를 미국에서 미국과 중국으로 다양화한 점, 고질적인 문제였던 공급 지연 해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Y’다. 9월 판매량이 8361대에 달한다. 모델Y는 지난달 국산차와 수입차를 모두 합친 판매량 순위에서도 기아 ‘쏘렌토’(8978대)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7675대)와 기아 미니밴 ‘카니발’(6758대),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5398대) 판매량을 넘어선 수치다.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가 국내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에서 3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내 다른 수입차 법인들과 달리 기부 등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모델Y’. 테슬라코리아 제공
하지만 테슬라코리아는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은 인색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1조 6975억 원 매출에 25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공시자료에 기부금 항목이 아예 없다. 대신 당기순이익(216억 원)의 배에 가까운 379억 원을 대주주인 테슬라 네덜란드 법인에 중간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약 67억 원을, BMW코리아도 약 13억 원을 각각 기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내 투자와 사회공헌에 인색한 외국기업들에 대해선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는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제품 구매 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테슬라의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20년 1만 5000여 대에서 올해 상반기 말 11만 2000대로 7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전기차의 핵심장치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잇따른 고장과 서비스센터 네트워크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정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에서 제출 받은 ‘BMS 수리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2025년 9월 17일까지 약 5년 1개월간 BMS 수리가 4637건에 달했고,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이었다.
BMS는 전기차의 배터리 전압과 온도 등을 모니터링해 성능을 최적화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알려주는 핵심 장치다. BMS 수리에 3~6개월 걸린 것도 124건에 달했다. 국내 다른 수입차 AS와 비교가 안되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국내 서비스센터는 전국 14곳에 불과하다. 이는 BMW코리아(82개)와 벤츠코리아(74개)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테슬라는 울산과 경남 등 8개 지역의 경우 서비스센터가 한 곳도 없다.
박용갑 의원은 “국내 테슬라 전기차 등록 대수가 10만 대를 넘는 데도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테슬라코리아가 전국 정비망 확대와 명절·연휴 비상 점검 체계 마련, 배터리 보증 기간 연장 등 소비자 보호 대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