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배구조 ‘수술’ 본격화… BNK 어떤 영향 받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TF’ 곧 출범

금감원, 대통령 메시지에 ‘속도’
강도 높은 개선책 나올 가능성도
회장 연임 결정 신한·BNK·우리
마지막 관문 주총 넘을까 ‘관심’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2025-12-30 20:21:00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사 지배구조 수술’ 메시지 이후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개선 TF’ 출범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TF에서 어떤 논의를 할 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던 시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한 신한금융, BNK금융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모두 회장 연임을 결정지은 상황에서, 마지막 절차인 주주총회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연내 출범을 계획했던 금감원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TF’는 다음 달로 출범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직 개편과 맞물린 임직원 인사에 더해 금융위원회와의 세부 조율 과정이 길어지는 등 여러 변수로 인해 해를 넘기는 분위기다.

당초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배구조 개선 TF를 통해 내년 1월 정도까지 금융위와 협의해 입법 개선 과제를 도출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의 경고로 칼을 빼든 상황에서 감독 권고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 행보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령 개정을 위해서는 정책 주무 부처인 금융위와의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따라 금융위와의 협의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 TF를 통해 어떤 관행을 어느 정도까지 손질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2023년 발표된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쎈’ 발언이 있었던 터라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개선책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우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달리해 교체 시기를 분산하는 방법과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지난 10월 이 원장은 ‘참호 구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현직 회장이 임명한 사외이사 중심의 회장추천위원회가 다시 회장을 추천하는 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현재 롱리스트, 숏리스트 명단에 오른 외부 인사에 대해 본인 의사를 물어 비공개하는 관행과 관련, 불공정 요소를 없애기 위해 모두 공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평가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 도입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는 관치금융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연기금 입장에서도 사외이사 추천을 하게 되면 사실상 경영 참여 행위가 될 수 있어 투자 수익률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배구조 논란 와중에 지난 29일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현 회장이 연임을 확정지으면서, 신한금융, BNK금융 등 최근 회장 추천 절차를 진행한 3개 금융지주 모두 연임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1월 중 도출될 TF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촉각이 곤두선다. BNK금융은 회장 최종 선임을 위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30일 발표된 김성주 신임 BNK부산은행장 등 계열사 6곳의 대표 최종 후보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무리 없이 선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TF가 출범하는 시기를 고려하면 개선 과제 도출이 1월보다 늦어질 수 있고 3월 주주총회부터 바뀐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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