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6-03-11 16:22:45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개최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공청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024년 발의 이후 국회에서 논의가 멈춰 있던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부산 글로벌법)이 국회 입법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시작됐다. 약 2년 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법안 심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부산 글로벌법’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 관계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법안 필요성과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번 공청회는 2024년 5월 법안 발의 이후 처음 열린 자리다. 이날 소위원회 회의에서는 강원·제주·전북 특별법 등 이른바 ‘3특 특별법’도 함께 안건에 올랐다.
부산 글로벌법은 부산을 싱가포르·상하이·두바이와 같은 글로벌 자유 비즈니스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법안이다. 부산에 국제물류특구와 국제금융특구를 조성하고 세금 감면과 사용료 감면, 금융·핀테크 규제 특례 등 다양한 지원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첨단과학기술단지·투자진흥지구 지정, 문화자유구역 지정 등 글로벌 교육·문화·생활 환경 조성 방안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행안부 등 관계 부처와 사전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례 조항이 포함된 법안이지만 정부 부처가 별다른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앞선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큰 이견이 없었다. 국회 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행안부도 남부권 혁신거점 구축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계 부처 협의가 완료된 만큼 법안의 신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해당 법안은 2024년 5월 발의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포함해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인 전 의원도 법안 추진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정치권에서는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행안위는 오는 16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논의를 시작으로 상임위원회 의결과 본회의 처리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강원·제주·전북 등 이른바 ‘3특 특별법’과 함께 논의가 진행되면서 법안 내용이 일부 축소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부산 글로벌법이 다른 특별법과 달리 새롭게 제정되는 법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핵심 특례 조항을 유지한 채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 글로벌법은 이미 정부 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마련된 법이고 다른 지역이 기존 법을 개정하는 것과 달리 부산의 경우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라 필요성이 더 크다”며 “핵심 특례 조항을 유지한 채 원안대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장에 출마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국민의힘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이성권 의원 등은 이날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2년을 기다렸다. 이제는 통과시켜라!’가 적힌 현수막을 든 채 법안 신속 심사를 촉구했다.
공청회 과정에서 박 시장의 회의실 출입을 둘러싸고 갈등도 불거졌다. 행안위 소속인 이성권 의원은 앞서 박 시장의 공청회 방청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날 오후 늦게 공청회 개최 일정을 알린 국회 행안위는 이날 국회의원을 제외한 박 시장과 부산시 인사의 공청회장 입장을 막았다.
이에 박 시장 측은 “공청회 시간도 전날 퇴근 무렵에서야 알려주더니 특별법을 제안한 해당 지자체장도 입장을 못하게 막았다”며 “행안위 국회의원끼리만 의견을 나누는 게 무슨 공청회냐”며 반발했다. 공청회장 복도에서 여러 차례 항의한 끝에 박 시장은 공청회장에서 3분 간의 짧은 발언 기회를 얻어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박 시장은 발언 후 회의장을 나선 뒤 취재진을 만나 “그동안 2년 간 정부 협의를 거쳤는데도 법안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부산 시민 160만 명이 서명한 법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330만 부산 시민의 열망이 담겼고 해양 수도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이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